달,
곧 돌아올 것을
다짐하고 떠났다.
첫 밤
아직 남은 모습에
이별을 느낄 새 없이 아침이었다.
둘째 밤
기운 듯 보여
머리를 함께 기울이며 또 하루가 지났다.
셋째 밤
지독한 고열이 밤을 덮쳤고
달은 찌그러져 버렸다.
일곱째 날이 되어서야
먼저 온 얇아진 낮달에
드디어 이별에 서러워 아이처럼 울었다.
그동안 수백 번이나
상처에 차오르는 살처럼
차고 기울고 부풀어갔지만
기다림을 말하던 내 방백은
화석 같은 상형문자가 되어버렸다
어느 날
하늘과 물에 뜬 달만 가득하던 밤
새로운 사랑에 품에 안겨있던 그 밤
비로소 달과 눈을 마주쳤고
달은 지긋이 눈감아주었다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달은
그 밤을 다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