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옆 커다란 나무.
놀이터에서 뛰고 달리고 오르며 온종일을 보낸 아이들은
헤어짐이 아쉬워 놀이터 옆 커다란 나무에 오른다.
기꺼이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주는 이 높고 커다란 나무는
아무리 흔들어도 아무리 뛰어도 요동이 없다.
오랜 세월동안 나무는 그늘이 되고 의자가 되고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었겠지.
수많은 마을사람들의 숨결을 품고 한해 한해 자라 저리 굳건한 나무가 되었겠지.
이 한그루의 나무는 놀이터를 오가던 앞집 할머니의 어린시절을 기억하고 있을까.
나무에 걸터앉아 친구와 주고 받은 할머니의 비밀이야기와
할머니와 함께 나눴던 작은 기쁨들을 지금껏 기억하고 있을까.
사람들의 이야기를 안고 오랜시간 뿌리를 내린 나무.
오랜 후 이 곳을 다시 찾았을때 슬며시 다가와 내가 다 알고 있다고,
그 때는 정말 좋은 시절이었다고 맞장구 쳐준다면,
언젠가 자기 몸을 타고 오르는 지금 아이들에게도
너는 정말 원숭이처럼 나무를 잘 타는 아이였다고 거인같은 입으로 말해준다면.
푸르른 초록여름,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주는 이 커다란 나무는 이제 나의 친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