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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엄마와 리더엄마

깡패단의 보스냐 드림팀의 리더냐

by 여토 Mar 20. 2025

엄마는 문득 돌아본다.

무조건 내 말이 맞고 너 말은 틀렸다고 한 적은 없는지ᆢ

엄마 말이 절대적으로 맞으니 따르라고 강요한건 아닌지ᆢ

들어주는 척은 했으나 공감해 주지 못하고 늘 엄마의 말을 잘 듣는지 의심하고 감시한 건 아닌지ᆢ


아이들 말에 귀를 기울이며 존중하고 충분히 공감해 주었는지 돌아본다.

단호할 땐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부모의 위신을 지켰는지 돌아본다.

리더의 모범적인 모습만으로 충분히 아이들이 따랐을 텐데 지금의 모습으로는 놓친 게 많아 보인다.


늘 큰아이의 의견을 들어주었던 엄마다.

옷을 네다섯 살부터 스스로 옷장에서 꺼내 아이가 원하는 옷을 입게 했다.

아이 스스로도 즐긴 일이라 자립심을 키웠다는 뿌듯함이 컸지 주도권이 아이에게 넘어갔다는 생각은 못했다.

추운 날 치마 입으면 그렇게 입어 감기 들게 됨을 몸소 깨닫게 했고, 동생과의 다툼에도 무작정 혼내기보다는 엄마가 모르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지 들어보았던 과거를 떠올렸다.


엄마의 기억이 왜곡되었을까?

아이를 존중해 주면 남도 존중해 주리라 강하게 믿었으나 되려 가족의 우선순위를 자신이 제일 위로 생각한듯하다.

큰아이 시선에서 늘 엄마는 아빠에게 함부로 대하고 엄마는 화도 잘 내고 거짓말도 하는 것 같고 여엉 위신이 서질 않는다.

누굴 믿고 의지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을까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늘 거짓말을 하게 되고 친구들 관계가 더 중요해진다.


사춘기가 들어선 초5부터 한 달에 한번 등산하는 날을 정했으나 수월하게 간 적이 없다.

수틀리면 '안가'를 외치고 협상할 조건이 원만하거나 달래주고 구슬려 겨우 가더라도 등산 가는 내내 엄마와 갈등이 생기거나 가족을 난처하게 하는 날이 허다하다.

작은 아이는 늘 그렇듯이 말없이 기다려주고 자기 할 일 하며 손꼽아 기다리던 등산을 준비한다.


그렇게 까칠하고 예민한 큰아이를 받아주기도 혼내기도 하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산 속 마그마 터지듯 어느 날 아이에게 언어폭력으로 무장해 온갖 비난과 분노를 쏟아낸 엄마는 자책과 원망으로 둘러싸인다.


사건은 갑자기 터졌다.(다음 화에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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