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장난인가ᆢ도전인가ᆢ
입버릇처럼 죽겠다, 죽고 싶다는 큰아이를 보며 하늘이 무너지는 엄마와 달리, 아빠는 아이를 믿어주자, 힘들다 봐 달라는 투정이니 마음을 읽어주되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그런 표현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 거라고 한다.
마음을 다독이다가도 동네에 실제로 충동적으로 행동을 옮긴 사건이 있어 불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인생에 대해 강한 의지가 있어 보이다가도 엄마에게 유독 그런다.
체중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엄마의 한 마디 직언으로 그만둔 아이다.
죄책감을 평생 가지란다.
큰아이는 그렇게 엄마를 가스라이팅하며 죄의식을 갖고 뭐든 보상을 하게 만든다.
결국 무용은 잠시 중단이다.
늘 학원스케줄을 이유로 등교하자마자 조퇴하거나 결석이 잦던 큰 아이다.
이제는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아침에 등교하고 오후에 하교하는 일상을 2주일 넘게 했다.
늦게까지 수업에 임한 소감은 공부에 대한 의지가 아니라, 반아이들 모두 수업시간에 잠을 자더란다.
그리고 특성화고에서 전학 온 친구와 중1 때 일진이라던 친구와 어울리는 모습이 보인다.
늘 의심과 불안이 많은 엄마는 큰아이를 예의주시한 몇 주 동안 이상한 정황을 느꼈다.
흡연하는 10대들이 꼭 한다는 강한 향수와 정학당한 친구 만난 날은 방으로 바로 들어가 안 나오는 모습이 수상했다.
음주와 흡연이 의심되었다.
큰아이는 안방 근처, 화장품을 올려놓은 화장대 앞에서 로션을 바르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다.
'#발 ₩같네'
거친 욕설을 자주 하는 건 알았으나 직접 들으니 심장이 벌렁거리고 모른 척 자고 싶은 마음이 달아나 문을 열고 욕설을 하는 아이만큼이나 거칠게 몰아붙이는 말들을 쏟아낸다.
늘 자퇴해서 좋은 대학 간 학원선배의 이야기, 1년 쉬고 다시 좋은 대학 간 학원선생님 이야기를 하더니 같은 길을 가고 싶은가 보다.
큰아이의 계획대로 죄책감을 가진 엄마는 뭐든 해주고 싶었다.
공부로는 안될 것 같고 오히려 언어감각 좋고 발표 좋아하는 성향을 살려 다시 유학을 권해본다.
계기야 어찌 됐든 큰아이는 무용을 포기하고 상실감도 컸을 테다.
그런 제안을 해준 것에 감사해하며 열심히 해보겠다고 한다.
무용레슨이 너무나 벅차 그보다 작은 비용이 드는 동남아 나라 중 물색한 끝에 한국인 중고등생만 데리고 있는 기숙사와 근처 국제학교를 찾았다.
가디언이 마침 한국에 있어 직접 상담해 보고 2~3주 안에 급속도로 진행이 되었다.
아빠가 넌지시 엄마에게 한 마디 건넨다.
아이 '뒤'에서 밀어주고 지원하고 응원해 주는 게 맞는데 '앞서서' 먼저 권하지 않았나 하는 말에 엄마 또한 말없이 공감한다. 한참 지나고서야,
유학가서 그렇게 변하고나서야ᆢ
자퇴가 이렇게나 쉬웠나
서류한 장으로 끝났다.
반 평균도 까먹고 담임과 트러블도 있었던 터라 담임얼굴은 아쉬움보다는 홀가분한 표정이 역력하다. 신나서 발뒤꿈치가 들썩이는 게 느껴진다.
정상 등하교를 2주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조짐이 보였을 즈음 8월 말에 비행기를 탔다.
그러나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