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예쁜, 참꽃이라 부르는 너는
너도 꽃으로 피었다
참꽃, 너는
절간 돌틈에 호젓하게 앉아
부처님 계신 곳의 소담스러운 비밀 얘기를
한 번쯤 내게 알려줄 법도 한데
봄바람맞으며 고운 자태로 홀로
홀로 절간을 지키며 섰구나
참꽃, 아름다운 너는
투박한 손으로
억겁의 허물을 얹어주는 이 있어도
봄햇살 가득한 온화한 빛으로
참꽃, 너는 미소를 보내는구나
내게 여린 손을 내미는구나
흔적 없이 사라져 가는 인생길을
돌틈에 서린 은은한 햇살로
다시 피어나
참꽃, 너는 그렇게 맞이해 주는구나
부처님이 보고 계신다
하느님이 알고 계신다
허투루 살 인생이 아니다
화려하게는 아니더라도
인생 이렇게 가도 나쁘지 않음을
은은하게 때론 우아하게
참꽃, 너처럼 그렇게 고요히 살아가길
그렇게 살길 염원한다
너는 꽃이면서
산속에 묻혀
자꾸만 밖을 보며 손짓한다
어느 만큼 올라가야 너를 볼 수 있니
누군가 동행하지 않아도
외로운 길을 함께 하지 않아도
돌틈에 호젓이 앉아
그 자리에
언제나
너는 꽃으로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