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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왕자 Dec 11. 2024

늦가을의 산사

범어사의 가을

ㅡㅡ  늦가을의 산사


하늘은  단풍으로 발갛고

구름은 나뭇가지 끝에 걸려

하얀 미소를 머금고 있다

서로의 입술을 닿아

황홀한 자태로 가을을 받치고 선

노랑 빨강 생명들


어디서 왔을까

어디서 났을까

머무르는 언덕도 없이

말갛게 푸르잎 그대로 머금고

땅으로 꽂혔다

하늘 위로 솟구쳤다

다시 담장에 기대앉는다


낙엽이 하늘을 수놓는다

가을 오후

어느 따뜻한 한 시간을 붙잡아두고

기와 담장에 기대어 바라본다

문득 낙엽이 걸어온 길을


눈에 보이는 단풍도

보이지 않는 낙엽도

그 속에 든 여린 초록의 삶도

어쩌면

남몰래

찬란한 삶을 꿈꾸고 있을지도



ㅡㅡㅡ범어사의 이 길은 아름다운 길입니다, 늦가을이면 단풍길로 아름답고 봄이면 아름다운등불이 길을 밝혀줍니다. 하늘끝을 바라보면 숨이 멎을 듯한 색색의 삶이 길게 늘어서 이 길을 밝혀줍니다. 하늘가 가지 끝에 걸린 구름 한 조각이 너무 예쁜 가을하늘입니다. 오늘도 찬란한 꿈을 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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