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사

by 주부맥가이버

목문이 허리를 비튼다

여름은 목과 겨드랑이 사이로

겨울은 콧등과 손등으로 내려앉는데

구옥의 정취는 등이 번쩍이는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 바퀴로 한껏 깊어지고

인류의 신문물 쓰리엠 테이프는

그들의 침략에 남한산성 비스름한

난공불락의 요새를 만들어주는데

이사가 소원이었다

세상에 처음 내놓은 그와 나의 합작품

오직 그것만이 새것이었는데

곰팡이가 꼭 내 삶의 궤적인 것만 같아

이리 뒤채이고 뒤채었다

새것이 그렇게 기침을 하는데

등 푸른 벽의 생선은 새것처럼

살이 오동통 오르기만 하는데

새것은 콜록콜록 손발을 휘저어가는데

이사가 소원이었다

사방치기처럼 깨금발로 뛰면

모든 방이 정복되는

소꿉놀이 같은 곳으로 이사를 갔는데

새것처럼 팔 할이 새것이고

사소하기 짝이 없는데

나는 새것처럼 하찮은 것들을 닦고 또 닦고

머릿속에서인지 이마인지 눈언저리에서인지

모를 짭짤한 것들도 거푸거푸 닦고 또 닦고

이사가 소원이었다

새것과

사소한 것과

하찮은 것과

짭짤한 것으로

가득 찼던 낮과 밤

새것을 안고,



1685448857834.jpg?type=w773 소꿉놀이 같았던 곳, 나의 작은 새것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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