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지 마란 말이야
"어젯밤에 도대체 몇 시에 잔 거야?"
"한 세시? 네시? 그쯤이요?"
"좀 일찍 자면 좀 일찍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잠이 안 와요."
고등학생들이 가장 힘이 없는 시간은 아침, 오전 시간이다. 늦게 일어나고 지각하는 학생도 많다. 지각하는 학생들에게 몇 시에 일어났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2시에서 6시 사이이다. 사춘기 아이들이 아침잠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을 늦게 잠을 자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지 못한다.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까 봐 밤을 완전히 지새우고 잠을 자지 않은 채 등교를 하는 학생도 있다. 사춘기들은 학교에서도 잠이 많이 온다. 낮시간에는 수업을 듣지 못하고 엎드려 잠을 자는 학생도 많고, 잠을 잔다고 급식을 먹지 못하는 학생도 많다.
학생들에게 상담할 때 수면 시간을 자주 체크한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뇌의 찌꺼기들도 청소하고,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기도 한다고 한다. 많이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새벽 감성을 느껴야만 하듯이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사춘기 학생들은 수면패턴이 어른들과 약간 다르다. 요즘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여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 등이 수면을 방해하여 더 늦게 자는 것도 있겠지만, 청소년들은 수면과 관련된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성인보다 2시간 정도 늦게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12시가 넘어가도 잠이 쉽게 오지 않는 것이다.
혹시 잠을 못자본적이 있는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예민하고, 우울하고, 멍하고, 너무 힘들다. 아무리 체력이 좋은 나이라도 잠을 못 자는 것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수업시간에 깨울 때 학생이 선생님에서 짜증을 내거나 욕을 하여 수업 방해 및 교권침해가 일어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수업에 참여시키고자 깨우는 선생님에게 화를 내는 것은 아주 부적절한 행동이지만 그가 밤을 새운 파충류나 침팬지(사람 아님)라면 이해를 할 수도 있다.
밤을 새우는 이유는 각각 다양한다. SNS를 하다 보니 밤을 새우기도 하고, 동영상이나 영화, 게임을 하다가 밤을 새우는 일도 많고, 공부한다고 카페인 음료를 잔뜩 마시고 긴긴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나는 누구에게나 제발 잠을 좀 자라고 말한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밤을 새우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말이다. 너무 오래된 광고라서 요즘 아이들은 말하면 무슨 말이지 모르지만, "밤새지 마란 말이야!" 라며 외치던 김국진 님이 나온 광고를 어른들은 기억할 것이다. 그 광고가 나왔을 때 나는 아마 밤을 잘 지새우는 사춘기 침팬지었을 텐데, 그때는 그 말이 절절하게 들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말 절절하게 외치고 싶다.
밤새지 마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