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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희 시인 Nov 22. 2022

두 번째 코로나 확진 여섯째 날

2022년 11월 17일 ~23일 24시까지 자가격리...

2022년 11월 22일 화요일 밤 11시 40분...


과거라고 모두 추억이 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아직도 이렇게 아픈 걸 보면...

'지나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라는 시구가 늘 머릿속을 맴돈다.

푸시킨 그의 詩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참 좋아했었다. 중학교 때부턴가...

늘 마음에 주문처럼 여기며 슬픈 일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면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견뎠던 듯싶다.




2002년 11월 태어난 나의 큰아들이 백일 무렵 나는 강원도 평창에서 한 달 정도 남편의 직장 때문에 그곳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그때가 대략 2003년 2월 중순부터 3월까지였다.


큰아들은 모유를 먹지 않았다.

처음 태어났을 때 병원에서 인공젖꼭지를 먼저 물려서 나의 젖을 물지 않았다.

그런고로 이후 아이들은 모두 태어나서 바로 엄마젖을 먼저 물 수 있도록 병원에 부탁을 했더랬다. (뭐 그 이야기를 하려던 것은 아닌데 얘기가 삼천포로 흘렀다.)

모유수유를 시키지 않았으니 자연스럽게 생리가 빨리 돌아왔다.

그리고 큰아들이 백일 무렵 우리는 강원도 평창 그곳, 겨울이면 눈이 땅에서 솟구치고 하늘에서도 줄곧 내리면서 눈 기둥을 만들던 하얀 설원이 예술이던 아름다운 그곳에서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 둘째 아이를 또 임신하게 됐다.  

아무도 반기지 않았던 그 아이, 지금은 천사가 된 나의 둘째 아들 旻聖이를...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 코로나 일기를 쓰기 위해 예전 나의 일기장을 들춰보다가 그 시절 이야기가 적혀있는 아픈 사연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늘 밝고 구김 없이 지내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에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었다.

마치 여고시절 너무나도 좋아하던 이미라 작가의 순정만화책 《인어공주를 위하여》의 주인공 '이슬비'처럼 꿋꿋한 사람이 되자고...

미움을 받아도 바른말을 하고, 남을 험담하지 말고,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테니 굳이 변명을 늘어놓지도 말고, 싫은 것은 매를 맞더라도 하지 말자고...

참 부모님께 그런 둘째 딸은 투쟁적이었고 순탄하게 키울 아이는 아니셨을 것이다.


어쩌면 결혼을 하고 나는 더 자유로워졌던 것 같다.

참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 길어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급마무리를 할까 싶다.

굳이 상처를 모두 드러내는 일은 원래부터 하지 않는 성격이었으니까.

늘 밝았고, 날 보면 사람들은 에너지를 받는다고 좋아했으니까.

오늘 읽은 2003년 일기 속에서는 그냥 부모님과의 사이를 조용히 접고자 하는 아픈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였음에도 아픔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상하리만치...

사실 지금은 부모님과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련다. 언젠가 또 썰을 풀 날이 있다면 그때 하기로 한다.


두 번째 코로나 확진 엿새째 날인 오늘은 기침이 심해졌다.

콧물도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그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끝까지 물을 많이 먹고 받아온 약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것 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는 것 같다.




추신.

일기를 들춰보다가 지금은 열여섯이 된 막내아들의 너무 귀여운 사진이 있어서 그때를 추억하며 올려본다.



추신 2.

https://brunch.co.kr/brunchbook/shuvy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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