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사로운 인간 May 22. 2024

시가 품은 향기는 초월이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오래된 서재 한 켠에서,
잊혀진 책 사이로 살며시 피어오르는
먼지 섞인 종이의 향기
한 편의 시가 펼쳐질 때마다
깊은 곳에서 스며 나오는
그 향기는 시간을 초월해


옛사랑의 달콤함, 슬픈 이별의 쓰라림,
각각의 표현과 단어가 향료처럼,
나를 자극하며 감정을 태우고
봄바람에 실려 오는 자스민의 향과 같이
가을 들판을 거닐며 느끼는
건초와 단풍의 향기와 같이
어느 계절이든, 시는 그 시절의 향기를
필요할 때마다 조용히 꺼내주네

때로는 바다의 소금기 같은 향기가
나를 파도가 치는 해변으로 데려가고,
때로는 오래된 사진처럼
희미하고 먼지투성이의 향기가
지나간 추억 속을 걷게 해

시를 읽을 때마다,
이 향기는 차분하게 나를 감싸고
마음 한 면을 은은하게 밝혀주며,
종이 한 장, 글자 하나에 담긴
수많은 생각과 느낌을 섬세하게 전해줘

그래, 시가 내는 향기는
단순한 냄새가 아니야.
경험과 추억, 감정의 총체이며,
마음을 울리는 감각적인 언어의 연주이다



이전 03화 마음을 글로 꺼내기까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