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채근담 15화

내가 채용컨설팅을 그만둔 이유

채용 10년, 근근이 전하는, 이야기 16

by 사사로운 인간

채용컨설팅. 참 매력적인 직업이자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직업이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채용 관련 일을 하면서 가장 긴 시간을 보낸 일이자, 현재의 나를 규정하는 어디 어디 출신임을 비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채용컨설팅을 업으로 하는 것의 장점은 다양한 회사의 채용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인사, 채용담당자들은 많아야 3-4개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를 경험한 경우들이 대부분인 것에 비해, 채용 컨설턴트들은 산업군, 회사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수십, 많게는 수백 개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채용컨설팅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대기업, 특히 사업이 잘되는 유니콘 또는 중견기업인 것을 감안하면 참으로 고급 정보가 아닐 수 없다. 기업 입장에서도 채용 트렌드 및 경쟁사 동향 등을 잘 알고 있어야 파트너십을 맺고 일을 진행할 수 있다. 컨설턴트는 경험을 무기로, 더 많은 컨설팅 기회를 제공받는다.

채용 컨설턴트들은 채용전문가라기보다는 채용 도구 또는 채용 평가 전문가에 가깝다. 채용컨설팅의 영역이 채용 전반에 대해 다루는 것이라기보다는 인적성검사, 면접 도구 개발, 면접관 교육, 서류평가 등 채용 프로세스 일부 영역에 관한 것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말 작은 영역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정말 깊이 파고들어 채용 도구나 방식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


그런데, 이 장점을 버리고 왜 이런 컨설팅을 그만두었냐고?

더 이상 일반 기업에서는 채용컨설팅을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컨설팅 회사가 전문영역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대부분이 기업 내 채용 전담 부서가 생기면서 기업 자체적으로 소화 가능한 영역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NCS니 직업기초능력이니 하며 국가사업으로 공공기관 대상의 채용대행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컨설팅 회사 대부분이 "컨설팅"보다는 말 그대로 "채용대행"사업에 집중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전문성보다는 규모의 경제, 즉 누가 어디 기관의 대행을 많이 했느냐의 경쟁으로 아예 맥락이 달라져버렸다. 회사는 시장 상황의 변화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나, 컨설턴트 개인으로는 일을 하는 보람과 스스로 키워가는 전문성에 대한 자부심을 잃게 만드는 힘 빠지는 일이 되어버렸다. 채용컨설팅을 한 분들이 예전에는 전문가가 많이 배출되었다면, 이제는 사업가가 많이 배출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이 이유일 것이다.


[사사로운 인간의 채근담]
채용컨설팅은 참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사업가들이 독식하는 영역이 되고 있으나 전문성과 균형을 잘 잡아야 성공할 수 있는 일입니다. 먼 미래의 일이지만 다시 컨설팅의 세계로 돌아갈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선배들, 후배들 모두 자부심을 가지고 현재의 자리를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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