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내일

#직장, #루틴, #커피, #공항

by 비루투스

야간 업무가 아침 9시에 드디어 끝났다. 이상하게도 업무 할 때는 시간이 안 가는 것처럼 같았는데, 퇴근할 때가 되면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 같다.

오늘은 한 주를 새로 시작하는,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바로 그 월요일이다. 그런데 나는 숙소에 가서 잠을 자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리 교대근무에 익숙해졌다고 해도 월요일 아침부터 잠을 청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베개에 머리를 들이미는 순간부터 그때부터 세상은 바삐 움직이기 하고, 주변을 둘러싼 소음들은 잡생각 하는 여유마저 가져가 버린다.


생활 패턴과 상관없이 눕자마자 잠이 드는 사람들은 내 기준에서는 정말 부러운 사람이다. 아침잠을 자기 위해 암막커튼도 치고, 수면 스트레칭도 해보지만, 잠을 의식할수록 정신은 명료해진다. 아마도 전일 근무 때에 마신 새벽 커피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그러나 조근과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공항직원들에게는 커피 없는 하루는 생각하기 힘들다.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투샷 정도는 넣어주어야 한다.

커피를 마셔서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컨디션 회복이 어려워지고, 그렇다고 해서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업무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나름 생각해낸 타협안은 야간근무를 하더라도 평상시와 같은 루틴으로 운동하는 것이다. 동작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또 커피를 마셔야 고, 일단 카페인이 흡수가 되고나면, 몰입해서 운동을 할 수 있다. 야간 근무하는 날은 몸에 부담이 적은 하체나 복근 운동을 하는, 하체운동을 하게 되면 고관절의 피로를 풀어주면서 혈액순환을 시킬 수 있고, 복근 운동을 하면 자연스레 장마사지를 하게 되면서 몸에 독소가 빠진다.

운동 후에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다 보면, 카페인의 효능이 다 떨어졌는지 슬슬 눈이 풀리고, 피로감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지하철에 앉으면 기대서 자다가 멀리까지 가게 될 것 같다. 점점 눈이 무거워지고 하품이 나오고, 눈을 감다가는 정류장을 지나칠 것 같어서 헤드폰을 귀에 꽂고, 볼륨을 올린다.

숙소에 도착하면 옷 벗기도 귀찮을 만큼 피곤하다. 불을 끄고 누워있다 보면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있고, 배가 고프면 자연스레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몽롱한 상태에서 한동안 뒤척이게 된다가 시간을 보니 점심때가 약간 넘은 것 같다. 이렇게 자고 나면 아침을 한번 더 맞게 되는 격이 된다. 야간근무가 마치는 날, 특별한 약속이 없다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카페에서 소설을 읽는다. 물론, 독서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커피가 필요하다.

밤에 숙면하기 위해서는 또 그만큼의 운동량으로 몸을 혹사시켜주어야 한다. 근육운동을 아침에 이미 해버렸기 때문에, 다른 루틴으로 야외에서 러닝을 한다. 한 5km 정도 달리고 나면, 온몸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운동 후 샤워를 하고 나서 책을 읽다 보면 슬슬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이제 눈을 감고 잠을 청한다.


야근 다음날은 비번이지만, 알람을 맞춰놓지 않아도 자연스레 출근시간에 일어나게 되고, 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냉장고에 있는 콜드브류를 마신다.


오늘은 또 내일이다. 내일은 또 오늘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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