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콜사이 호수 숙소, 알마티 물품보관소 추천

무려 샤워까지 가능한 물품 보관소!

by 해일

이번 알마티 여행에서 큰 욕심은 없었다.

그저 오랜만에 먹고 싶던 거 먹고 자연으로 나간 김에 쏟아지는 별이나 보면 그만이었다.

그게 이미 큰 욕심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아무튼 그놈의 별들을 보려고 콜사이호수 1박 계획을 잡은 것이다.


애초에 그 지역 숙소는 많지 않았고, 아예 호수와 가까운 곳으로 예약하려니 더욱 제한적이었다.

덕분에 금방 찾았다.

호수 옆, 적당한 가격, 인터넷으로 확인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곳은 하나뿐이었다.


1. 위치


지도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호수 바로 앞이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몰리는 늦은 오전부터 낮 시간에는 근처가 굉장히 복작복작하다.

하지만 객실은 관광객이 오가는 길에서 살짝 떨어져있으므로 그건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다.



진가는 관광객이 떠나는 밤시간과 새벽시간에 발휘될 터였다.

그러나 밤에는 때맞춰 내린 장대비로 인해 별님들 대신 아주 이국적인 드라마를 봐야했다.

IMG_8457.jpg?type=w773

온통 말을 타고 다녀서 몽골인가 카자흐스탄인가 했는데 역시 몽드가 아닌 카드일터.



별 대신 카자흐스탄 드라마를 봐야했던 억울함은 새벽과 아침에 충분히 보상받았다.

IMG_9344.JPG?type=w773
IMG_0665.JPG?type=w773

온갖 보트가 지나다니는 통에 거칠거칠한 호수 표면이 원래는 이렇게나 매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특권을 누린 건 투숙객들밖에 없을 것이다.


IMG_8525.HEIC
IMG_8551.HEIC

이걸 보고나서 곧바로 아침 식사를 하러갈 수 있다는 것은 영락없는 신선놀음이다.




2. 가격


파노라마뷰 더블룸을 2개 예약했다.

금액은 웹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한데, 당시 환율은 1텡게당 3원이 안되었기 때문에 방 하나에 10만원 좀 넘는 정도였다.

나름 포스있는 관광지인데 이정도면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조식도 포함이다.




3. 시설&서비스



파노라마뷰의 뷰

이 뷰가 호수뷰가 아닌 산뷰였다는 것은 반전이었다.

쓰다보니 '뷰'에 게뷰탈트 븅괴가 오고 있다.

호수뷰인 곳은 식당/카페동밖에 없다.


제공 서비스

픽업 차량이 있다.

IMG_9859.JPG?type=w773 리셉션동 유리에 비친 픽업 차량

콜사이 호수 근처 휴게소 겸 주차장에서 숙소로 들어가는 길은 일반 차량 통행이 안된다.

픽업 스타렉스가 거기까지 올라와서 짐과 사람을 싣고 리셉션 건물까지 가는데 그 거리가 아주 길지는 않다.


리셉션에서는 방 열쇠와 초록색 실리콘 팔찌를 받는다.

팔찌를 보여줘야 조식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중에 체크아웃 후 리셉션에 짐 보관도 가능하다.


야외 바베큐 장소도 있는데 연통은 무료로 대여한다.

그것 외에 장작, 불판 외 모든 것들은 따로 챙겨야하는데, 장작 정도는 숙소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대여 문의 넣었다가 아무래도 일 커질 것 같아서 취소했는데 마침 폭우가 오는 바람에 참 잘한 결정이 되었다.



방 내부

기본적으로 통나무집 감성인데 전선을 밧줄처럼 보이게 한 센스가 좋다.

산 속에 있는 나무집이다보니 자잘하게 개미같은 벌레들이 기어다니는데 모기와 팅커벨만 없으면 괜찮다.

* 모기는 없었음.


침대, 텔레비전, 협탁이 기본적으로 있고 냉장고는 없다.

꽤나 고립된 지역인 것 치고는 화장실 수압과 온수 상태도 양호했다.

IMG_8456.jpg?type=w773

방에 준비되어있던 이것저것.

의외로 저 초록 컵의 그립감과 무게감, 평범한 듯 편리한 디자인이 괜찮았다.


와이파이는 없고 데이터 신호도 잘 안 터진다.

디지털 디톡스 매우 가능.

겨우 1박인데다가 같이 간 사람들과 놀면 되므로 이 정도는 불편할 것도 없었다.


파노라마 방에는 의자와 탁자를 놓은 발코니가 딸려있다.

사진이 안 남았는데 밤에는 숙소 전체를 둘러 오징어잡이배st 알전구가 주르르 켜진다.

그걸 조명으로 발코니에 모여 장대비 소리를 들으면서 체칠 치즈와 복숭아, 해바라기씨를 오독오독 먹었다.



식당, 카페동
SE-ec31c43f-4ede-4a79-b841-69f1834ccc72.jpg?type=w773

호수가 잘 보이는 최고 명당자리에 있다.

투숙객 외 일반 관광객들도 이용이 가능한데, 화장실은 없다고 입구에 적혀있다.

* 아마 무분별한 사용으로 감당이 어려워서 그런 듯하다.

그리고 일반 관광객은 식당 예약을 해야하는 것 같았으나 우리는 자리로 바로 안내받았다.

한 직원이 다가오더니 슬쩍 저 구석에 있는 화장실로 안내도 해줬다.


관광지 식당이라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맛이 꽤 괜찮다.

직원들도 참 친절하고 싹싹하심.


조식은 뷔페식이다.

까샤(포리지), 수프, 달걀, 햄, 채소, 오이, 토마토, 바우르삭, 소시지, 버터, 잼, 사과 외 떠올릴 수 있는 조식 뷔페 메뉴가 충분히 갖춰져있다.

IMG_8594.jpg?type=w773

음료도 뜨거운 물, 냉수, 홍차, 밀크티, 커피, 레모네이드, 따르훈, 기타 티백 외 다양하게 마련되어있다.




4. 예약 및 결제 방법


Whatsapp 어플로 예약 문의하면 된다.

+7 707 714 02 33

영어 응대도 가능한 듯 하다.


결제는 카스피뱅크 계좌이체로 안내한다.

그러나 잠깐 다녀가는 외국인들에게 카자흐스탄 계좌가 있을리 만무하다.

다른 방법을 물어보니 웨스턴 유니온(Western Union) 송금도 가능하다고 한다.

웨스턴 유니온도 생소해서 머리 쥐어뜯을 뻔했던 순간이었다.


그러다 곧 아주 우연히, 극적으로 카카오뱅크에서 웨스턴 유니온 송금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SE-5b6873cf-9ce3-45d0-bd50-7059873c749f.png?type=w773

스크롤 밑으로 내리다보면 이렇게 이쁘게 있다.


SE-5f1a2143-14cc-4247-b345-1652828d7134.png?type=w773

버튼 누르고


SE-28aeb464-4147-4a45-8719-cb1e3e9c1071.png?type=w773

송금 보낼 국가 검색해서 다음 단계대로 잘 따라하면 어려움 없이 송금 가능.

송금에 필요한 정보(국가명, 이름, 성, 연락처)는 숙소 측에 문의하면 알아서 다 제공한다.

* 송금 수수료는 5달러


숙소 측에 달러로 변환한 금액을 달라고 요청해서 그만큼 송금한 후 송금확인증까지 보내주고 여권상 영어 이름도 알려주면 예약 완료.


인스타그램 계정은 @kolsay_lakes_town

숙소와 콜사이호수 사진 이것저것 볼 수 있다.

예약 링크는 Whatsapp 어플로 연결된다.




콜사이호수 숙소에서 보낸 시간이 비에 푹 젖은 청록색 꿈 같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 마지막날을 보내기 위해 예약한 알마티 숙소는 사뭇 다른 종류의 꿈이었다.

IMG_8976.jpg?type=w773

AI 사진 아니고, 폐건물 아니고, 직접 찍은 숙소 복도가 맞음.


IMG_9020.jpg?type=w773

Zolotoi Drakon, Золотой дракон, Gold Dragon, 금룡.

간짜장 잘 하는 집 같기도 한 이번 숙소는 사실 하루 묵기 위한 곳은 아니다.

위치가 시내와도 멀지 않고 공항가기에도 괜찮아서 말그대로 물품 보관함 대용으로 예약했다.

* 이름이라든가 리셉션 분위기를 보니 사장님이 중국 사람인 것 같았다.


안에 들어가니 후덥지근 했는데 마침 건물 전기가 끊긴 상태라고 한다.

짐들은 나중에 엘리베이터가 작동할때 올리려고 1층에 맡겼다.

IMG_9062.jpg?type=w773

그래도 방은 어떤지 보기위해 배정받은 5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갔다.


IMG_8976.jpg?type=w773 다시 한 번 더

이 신비로운 복도 사진은 국지적 정전 사태 덕분에 건질 수 있었다.

냄새로 추정하자면 여긴 고렙 곰팡이 던전이다.

단순한 청소로는 절대 지우지 못하는 담배 찌든내도 붙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방문을 열자마자 끼쳐오는 비슷한 냄새도 상당히 하드코어했는데 바로 옆 빈방은 괜찮았다.

아래는 이후 취한 행동이다.


1) 리셉션에 방에서 나는 냄새를 설명하고 옆방으로 바꿔줄 것을 요청했다.

2) 그는 5층 청소 담당에게 무전을 쳤고 방으로 가서 냄새가 어떤지 확인하라고 했다.

3) 청소 담당은 청소를 마쳤고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4) 리셉션 직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괜찮다는데?라며 방을 바꿔주지 않았다.

1) 리셉션에 방 상태를 설ㅁ...


저렇게 차례대로 무한순환 각을 잡더니 대화가 돌기 시작했다.

하루 잘 곳은 아니기 때문에 한 3번쯤 순환했을 때 대화를 중단하고 메가 쇼핑몰로 나섰던 것이다.


아무튼 방은 트윈베드 스탠다드로 제일 기본적인 형태였다.

10,000텡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 3만원 정도 가격으로 큰 캐리어 4개를 하루 종일 맡기고 잠깐의 휴식과 샤워도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애초에 시설은 기대하지 않았다.

* 하지만 냄새 레벨은 예상 못했다.

가구는 구색맞춰 배치돼있으나 오래되었다.

* 기본 침대 2개, 정육면체 작은 냉장고, 개성이 각각 다른 낡은 의자 2개, 작은 탁자


IMG_9065.HEIC
IMG_9064.HEIC

내가 삶은 달걀 모양으로 깨진 세면대,

뚜껑 잃은 물비누통과 휴지걸이.

욕조나 샤워부스는 없지만 샤워커튼으로 공간분리가 되어있다.

따뜻한 물도 잘 나옴.


그래서 결론은 추천(?)

정말로 물품 보관 용도로는 꽤 괜찮은 곳이다.

keyword
이전 19화알마티 숙소 추천(에어비앤비, 아르바트거리 부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