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 보이시네요.”
한껏 멋을 내고 상쾌한 마음으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어떤 이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면 그때의 감정은 어떨까?
단연코 내 편인 줄 알았던 상대방이 갑자기 정색하면서 시시비비와 옳고 그름을 가리려고 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변한 걸까, 그 사람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변한 걸까?
아침마다 까치 두 마리가 앞 동과 우리 동을 선회하면서 지나다닌다. 앞 동의 어딘가에 그들의 집이 있는 건지 내가 살고 있는 동의 지붕에 집을 지어 놓은 건지 알 수 없다. 그 전에도 그 까치들이 그렇게 선회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부터 그 까치 두 마리가 눈에 들어 왔다. 갑자기 그 까치의 집이 어디일지 궁금해졌고 그들은 사랑놀이를 하는 건지 싸움을 하는건지 궁금해졌다. 이전에도 그 들은 거기서 그렇게 날아다녔겠지만 나는 이제야 그들의 삶이 궁금해졌다.
나의 인식이 그러하다.
내 눈에 보이긴 했지만 예전엔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마음에 새겨지자 삶이 되고 형상화된다.
내가 사랑이라고 느꼈던 모든 감정들이 나의 의식에서만 그 존재 유무가 가려진다.
까치 두 마리가 인식되자 감정이입을 하기 시작하고 피곤해 보인다는 그 한마디에 상쾌한 기분이 사라지고, 사랑의 향이 옅어지자 상대방의 본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모든 것이 스스로 하는 일이고 상대방은 달라진 것이 없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스스로 결정된다면 오늘부터라도 좀더 스스로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번 생이 아름답게 새겨지길 원한다면 말이다.
까치는 오늘도 나에게 스승이 되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