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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다니엘 Nov 15. 2022

리스타트 51 - (85)

ALMM 교과 과정


그리고 그것은 마치, 30여년 전 과거의 내가, 강산이 거의 세 번 정도 바뀐 후의 나를 찾아와서 참 잘했다며 내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해주는 것처럼 느꼈다. 그리고 그때 내가 다시 만나게 된 과거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젊어 있었고, 활기가 넘쳤고, 모든 면에 자신만만한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에 반해 현재의 나는 긴 기간 동안의 동면에서 막 깨어나서 아직도 좀 어리둥절한 상태의 중년남자였다. 그런 나에게 과거의 나는 이렇게 말해줬다.


'그 느낌 맞아, 다니엘.'


'넌 과거에 한 번 느꼈었고, 또 다시 느낄 수 있어.'


그렇게 말하는 과거의 나에게, 현재의 나는 이렇게 말해줬다. 


'그래. 그렇게 할게.' 


'정말 고마워... 나에게 다시 와 줘서.' 


과거의 나는 대답 없이 미소를 씩 지었다. 그래, 저 미소… 기억난다. 내가 KSA 최초의 <한국문화의 밤> 피날레가 끝나고 무대 위에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마친 후 관객들을 향해 지었던 저 미소… 


나는 저 미소의 뜻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우선, 무대 위에서 나와 함께 피날레를 장식해준 공연자들은 물론, 그 자리를 빛내 준 관객들을 무대 위에서 바라보며 느꼈던 가슴 벅찬 감동의 미소,


또한 무대 뒤에서, 방송실에서,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곳에서 그 행사가 무사히 치러질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 준 KSA 멤버들과, 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감사함의 미소, 


그리고 KSA 최초의 <한국문화의 밤> 행사를 제대로 치러낼 수 있을지에 대한 모든 우려를 상쇄했다는 것에서 느꼈던 안도감의 미소.


그 미소가 너무나도 그리웠었다는 것을 나는 그제야 느낄 수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보니, 나는 이제부터 내가 할 일은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현재의 삶을 약 30년 전으로 되돌리는 리스타트 버튼을 누른 후,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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