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엄마의 노력이 필요하다
책을 알아서 좋아하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특히 24시간 티브이에서는 아이들 프로가 나오고 스마트폰이나 패드로 언제든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지금의 아이들 중에서 말이다. 어느덧 책을 읽는 것은 우리 집의 일상이 되었다. 아이 낳기 전부터 확고한 나의 양육관은 책육아였다. 돌이켜보면 7년 동안 참 집요하다 싶을 만큼 꾸준히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제공해 주었다. 아직도 첫째는 읽기 독립이 되지 않아 엄마에게 읽어달라고 하지만 두 아이 모두 어디를 가든지 책을 즐겨보고 집에서도 수시로 읽어달라고 가져온다. 부모의 어느 정도 환경의 뒷받침 없이 스스로 책의 재미에 빠지는 아이는 정말 소수가 아닐까 한다. 대부분의 아이는 더 재미있고 자극적인 것을 찾고 책은 그 나중일 것이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들려면 어느 정도 엄마의 소신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책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가지고 늘 책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시키지 않으며 매일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하고 있고, 다양하게 읽어주려고 노력한다.
첫째는 무엇보다 늘 책을 가까이 두려고 했다. 첫째가 아기였을 때는 한 줄짜리 책장에 듬성듬성 꽂혀있던 책들이 이제 거실, 방을 꽉꽉 채워 꽤 많아졌다. 일단 주변에 책이 많아야 아이들은 관심을 가지고 본다. 또, 수시로 새 책도 넣어주고 위치도 바꿔주어야 더 관심을 가진다. 엄마가 책의 위치나 종류를 바꾸면 오자마자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아이들이기도 하다. 양가 할머니댁에 자주 가다 보니 조금씩 가져다 놓은 책들도 많다. 그럼 놀다가도 할머니댁에서 책 읽기를 유지할 수가 있다. 1박 이상의 여행을 가도 책을 꼭 챙겨간다. 장난감이 없어 심심하면 책을 보면 된다. 책을 즐겨서 보긴 하지만 이렇게 노력을 해도 새로운 장소를 가거나 재미있는 게 있으면 책이 먼저가 아닌 아이들이다.
둘째는 아이가 중심이었다. 아이의 흥미를 고려해서 책을 고르고, 의견을 물어보았다. 아이가 둘이지만 둘의 흥미는 다르다. 첫째는 바다동물, 곤충, 수학 책들을 좋아했다면 둘째는 식물, 영어책을 참 좋아한다. 그럼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의 책을 사주거나 재미있어한 책의 시리즈, 그 작가의 다른 책들을 사주면 너무 좋아하며 본다. 책을 읽으면 뒤나 앞 페이지에 시리즈 책들이 나온다. 이거 보고 싶다고 하면 검색해서 얼른 사주고, 그리스로마신화를 좋아하면 다른 종류의 전집도 사주었다. 또, 책 습관을 들이겠다고 억지로 읽어준 적은 없다. 항상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았다 “우리 책 볼까?”물어보고 본다고 하면 읽어주었다. 그리고 몇 권읽으면 “이제 그만 볼까?”라고 아이에게 물어본 뒤 그렇다고 하면 바로 덮었다. 그렇기에 책이 지루하고 싫은 것으로 다가가지 않았을 것이다.
셋째는 내가 먼저 꺼내서 읽어 주기도 했다. 첫째가 아기일 때는 먼저 책을 가져오거나 선호도가 있지 않았다. 그래서 영어책 노출을 위해 한글책과 영어책을 섞어서 읽어주었다. 책을 읽어주면 누워 있던 어린 아기가 30분 넘게 보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다. 이걸 봐도 모든 아이는 책을 좋아하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아침은 두뇌회전이 가장 활발한 시기가 아닌가. 나는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아이가 일어나서 거실에 나오면 시작은 책을 읽어주었다. 또, 너무 안 읽었다 싶은 날에는 책장을 보며 책 제목을 내가 소리 내서 읽었다. 그러면 “어, 나 그거 보고 싶어.” 하면서 아이가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표지를 보이게 놓았다. 책이 꽂혀있으면 글자를 모르기도 하고 꽂혀있는 부분의 색들이 비슷해서 흥미를 덜 끈다. 그래서 전면책장을 사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놓았는데 전면책장이 없을 때 보다 훨씬 자주 가져온다. 확실히 표지가 보이면 다르구나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할머니댁에서는 아무래도 집보다 책이 적으니 관심이 덜할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책을 꺼내 바닥에 펼쳐놓는다. 그러면 지나가다 보고 읽어달라고 가져온다.
이렇게 아이가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을 만들어주려고 나름 노력을 많이 했다. 이것들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엄마도 있겠지만 나는 이것들이 재미가 있었다. 며칠에 한 번씩 책장의 위치를 바꾸고 다음에는 어떤 책을 더 보여줄까 생각하는 게 좋았다. 나는 도서관을 가는 것은 힘들어 주로 중고로 구입을 많이 했다. 엄마마다 아이마다 스타일이 다를 것이다. 집에 책이 많은 것이 싫으면 도서관을 자주 가면 되고, 서점을 자주 갈 수도 있다. 어쨌든 아이에게 책을 친하게 해 주려는 마음은 같을 것이다. 엄마와 함께 있는 것이 최고인 아이들일 때 더 많이 읽어주고 사랑을 느끼게 해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