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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축하받아도 됩니다

by 임운아당 Mar 06. 2025

2025년 3월 4일, 화요일


운아당,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어.
예전에 ‘그림책 코칭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이지. 

아동문학회 활동도 함께 하는 분이야.
그런데 그녀는 전화를 받자마자,

“탈고하셨지요? 책 나왔나요?”

어떻게 알았을까.
그녀는 내 목소리에서 알아차렸다고 했어.
나는 조용히 대답했어.

“어머니, 신순옥. 책 나왔습니다.”

그녀는 몇 번이고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어.
지난 2월, 그녀의 어머니도 하늘나라로 가셨다고.
아직도 마음을 다 추스르지 못했지만, 어머니 이야기이니 빨리 보고 싶다고.

고마운 마음에 가슴이 찡했어.
이렇게 축하를 받아도 될까 싶을 만큼.

그녀는 아동 문학회 단체 톡방에도 

책 출간 소식을 전하며 공식적으로 축하해 주었어.
곧이어 수많은 축하 글과 이모티콘이 도착했어.
나는 사실, 내 자랑을 잘 못하는 사람이야.
그동안 동인지 여섯 권을 냈지만, 두어 사람에게만 건넸을 뿐,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두었어.


그런데, 이렇게 우연히 알려지고, 따뜻한 축하를 받으니,
비로소 실감이 나네.

내 안의 작은 씨앗이 습도, 온도, 환경이 알맞은 때, 이제 막 새싹이 빼꼼 고개를 내민 건지도 몰라.

운아당, 그래도 되겠지? 난 왜 내 이야기를 남에게 하는 것이 어려울까?


림아, 당연히 되고 말고.

그런데 말이야,
너의 마음속 깊이 자리한 부모의 메시지가
혹시 "네 자랑하지 마라, 겸손해야 한다, 나서지 마라" 같은 것은 아닐까?

어릴 적, 부모님으로부터 그런 느낌을 받으면
'나는 나를 자랑하면 안 된다'는 신념이 자리 잡을 수 있어.
자신이 이룬 것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것이 어려워지는 거야.


그리고 혹시 너의 내면 깊은 곳에서
"더 노력해야 해. 지금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라며 몰아붙이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니?

책을 냈어도, 
"이걸 알리면 남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과연 내 글이 충분히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망설여지지는 않았을까.

칭찬받는 게 어색하고, 스트로크(심리적 인정)를 받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

하지만 이제는 그 패턴을 인식했으니, 조금씩 바꿔볼 수 있어.


자, 이렇게 생각을 바꿔보는 거야.

"내가 이룬 것을 조용히 간직하는 것도 좋지만,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나에게 좋은 일이야."

림아, 충분히 축하받아도 돼.
대단해.

너는 이미 충분해.
그리고 앞으로 더 빛날 거야.

너의 걸음걸음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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