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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by 자유인

무엇을 해주어도 맛나게 잘 먹고도

스칼렛 요한슨 같은 몸매를 유지하는

조카가 너무 이뻐서

생과일주스에 계란과 홍삼만 먹고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고 돌아서서 두부계란탕을 끓였다


조카도 한 그릇 먹이고

나도 한 그릇 먹고

출근길의 조카와 함께 아침 드라이브를 하기 전에

입맛을 잃어 고생하시는 25층 언니에게도

따뜻할 때 한 통을 갖다 드렸다

남편이신 사진작가님이 받으러 나오셔서

무척 반가워하셨다

그 음식은 내가 언젠가 입맛을 잃어

고생을 할 때 9층 언니가 끓여주신 것인데

너무 맛나서 한 번씩 만들어 먹게 되었다


육수코인에 참치액으로 간을 하고

두부 땡고추 표고버섯을 넣어 잠시 끓이고

계란을 풀어 슬쩍 긁어주고 파를 넣고 불을 끈다

나는 개인적으로

두부를 많이 넣고 물을 자박하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침에는 밥 없이 한그릇 음식으로

저녁에는 매운 고추를 듬뿍 넣어

칼칼하고 간단한 술안주로도 좋다

다이어트식과 환자식으로도 적당하고

가성비도 좋고 조리법도 간단하고

소화도 잘 되고 속도 편안하다




조카랑 헤어지고

산책로로 이동했다가 통증이 심해져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잠시

중환자실을 떠올리니 다 별것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마음이 편안했다

초인종이 울려서 나가보니

25층 작가님께서 이쁜 선물까지 보태서

그릇을 돌려주셨다


우리는 한 번씩

사람들이 좋아서 해운대로 이사를 안 간다고

농담을 했지만

부자가 아니어서 못 갔다가

이제는 정말 정이 들어 안 가기도 한다


조금 쉬었다가

아들을 픽업해서 드라이브를 해야겠다

미남도 아닌데 무임승차라고 고마워하면

나는 언제나

빨대 꽂을 준비를 하는 투자자일 뿐이라고

친절하게 설명을 한다


혹시나 해서~~^^


하지만 진실은

이 만큼이라도 건강할

아이들과의 추억 만들기가

그저 소중하고 즐거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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