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는 결정들에 대한 단상
진열대 앞에 선 한 아이가 망설입니다.
사탕을 고를 뿐인데도 오래 고민하죠.
한 가지를 고르는 순간, 나머지 모든 사탕들과는 작별해야 하니까요.
영화 '미스터 노바디'에서는 이 장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선택하지 않는 한, 모든 것은 가능하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 아이와 같은지도 모릅니다.
작은 선택 앞에서 멈칫거리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고, 사라질 가능성들을 아쉬워하며 주저합니다.
인생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때로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고, 때로는 감정에 휩쓸린 순간도 있었죠.
그때는 최선이라 믿었던 결정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후회로 바뀌기도 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렸더라면.’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을 붙잡았더라면.’
수많은 “만약”이 마음속에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그러나 선택은 시간을 돌려 다시 고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순간 지나간 가능성들은 더 이상 손 닿지 않는 곳으로 떠나버립니다.
우리는 과거를 되돌릴 수 없기에, 그 선택들이 남긴 상실과 아쉬움을 고스란히 껴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선택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는 것이죠.
때로는 후회가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때의 아픔이 지금의 나를 지탱하는 한 조각이 되기도 합니다.
선택은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이기도 하고, 어떤 길을 영영 포기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늘 성장의 씨앗이 숨겨져 있습니다.
선택하지 않으면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지닌 채 머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한 발 내딛는 용기 없이는 앞으로 걸어갈 수 없습니다.
다시 그 장면으로 돌아가 봅니다.
한 아이가 진열대 앞에 서서 말없이 망설이던 순간. 그는 알았을까요?
무언가를 고르는 일은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에서 단 하나의 세계를 선택하는 일이라는 것을.
“선택하지 않는 한, 모든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삶은 결국, 선택을 해야만 나아갈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갖는 대신, 하나를 깊이 살아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아닐까요?
그날의 결정이 어떤 것이었든, 우리는 그 선택들 덕분에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사라진 가능성들을 아쉬워할 수는 있지만, 그 선택 속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돌아보는 일.
그것이 진짜 의미 있는 후회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