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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계성미니멀 Aug 16. 2022

작은 부엌에서는 무조건 간단하고 편한 레시피

3분만에 만드는 오이냉채

 요리 박한 평가를 받지는 않는다. 맛도 꽤 있다. 하지만 생물 재료 손질에만 몇 시간을 들여 은근한 불에 오랫동안 국물을 우려낸 후 약한 불로 참을성 있게 자작하게 끓여 내는 정성 가득한 요리는 겁다. 부엌이 작으니 더하다.


 압력솥에 밥을 안치고 뜸을 들이는 시간 안에 반찬 준비까지 끝내야 한다, 식사를 하는 순간에는 설거지를 제외한 정리가 되어 있는 게  좋다. 준비도, 과정도, 치우기도 편한 요리가 필요하다.


 고기  먹는 것을 제외하고는 반가공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많은 이유다. 다행히 대미각이 아니라 든 조리 단계에 내 정성과 에너지를 쏟아 만든 음식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공식품을  활용하고 마트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

 작은 부엌으로 오며 대부분의 주방 가전을 정리해 전자레인지나 가스불 이외의 특별한 주방 가전이나 조리 도구가 필요 없는 것들이다.

 한 끼 맛있게 먹고 같은 것을 다른 끼에 내면 먹지 않는 가족 덕에 한 끼니에 여러 음식을 하지 않고 남은 것다른 음식으로 재탄생시키는 레시피에 능하다.


 <3분 안에 시원한 오이 냉채를 만들자>


준비물은 오이, 시판 냉면육수, 얼음이 끝이다.

덥고 입맛이 없을 때 당기는 오이 냉채. 육수를 내고 식히다 보면 더 덥고 식욕은 떨어진다. 개별 포장해 판매하는 시판 냉면육수면 된다. 냉동실에 미리 넣어 살얼음 상태에서 먹으면 더 좋고 얼음 넣어 먹어도 된다.

칼질이 서투니 강판에 간다. 실리콘 도마를 바닥에 두고 벽에 그릇을 붙여 갈면 흔들림 없이 편안하다.

육수에 얼음을 넣고 오이채를 넣으면 끝. 

요즘 냉면 육수 퀄리티는 어지간한 냉면집 버금간다. 오이  찰떡같이 어울린다. 음식점에서 느끼는 감칠맛까지 더한 오이냉채 완성. 아예 한 끼를 때우려면 작은 만두 몇 개 같이 쪄서 내면 든든하다.


<가공식품을 용한 아주 쉽고 간단한 레시피 몇 가지 더 >

 뜨끈한 어묵탕이나 나베를 먹고 싶은데 육수 끓이기가 귀찮다. 집에 무도 없다. 이럴 때는 생*우동같은 즉석 우동 한봉이면 된다. 제품 육수에 어묵을 넣고 대파를 가득 넣으면 아주 맛있다. 면과 같이 끓여 어묵우동으로 먹어도 되고, 어묵을 먹고 면을 끓여 입가심으로 먹어도 좋다. 면만 나중에 떡볶이나 닭갈비의 면사리로 활용해도 된다. 즉석 우동도 없다면 국수장국이나 멸치 장국도 된다. 약간 아쉬운 개운한 맛은 대파 살린다.


스파게티나 파스타도 시판 소스를 사용한다. 양파와 파프리카, 양송이버섯과 베이컨을 미리 볶고 그 위에  소스를 넣어 2-3분 볶는다. 토마토소스, 크림소스 무관하게 맛있다.


 고기를 해동해 굽고 포장된 소스를 살짝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각종 스테이크 제품도 많다. 편 마늘, 그린빈, 파프리카, 양파, 버섯 자투리 야채를 볶아 그 위에 소스를 붓고 살짝만 볶으비주얼마저 훌륭 가니쉬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떡볶이는 간단히 소스만 만들어도 되고 라면처럼 물만 넣고 끓이는 제품을 활용해도 된다. 양배추와 대파가 핵심이다. 여기에 냉동 김말이나 튀김만두를 곁들이면 즉석 떡볶이집 못지않다. 좀 더 스페셜한 떡볶이를 위해 파채를 올리고 냉동 차돌박이를 살짝 볶아서 넣으면 바로 청*다방이다. 냉장고에 치즈 있으면 녹여 먹어도 좋다. 


 간편식품으로 시작해도 꼭 그 레시피로 할 필요는 없다. 냉장고 안에 있는 것들을 적절하게 넣자. 냉파 마인드는 기본 장착이다.


 마트에서 흔히 파는 샐러드 채소에 취향에 맞는 소스를 뿌리고 돈가스, 가라아게, 치킨 너겟 등 냉동제품을 바삭하게 구워 올리면 훌륭하다. 훈제 오리를 올려도 맛있다. 슬라이스 올리브 통조림 한병 상비해서 몇 개씩 함께 먹으면 늘 상큼하다.


 마트나 백화점 푸드 매장에서 파는 함박스테이크를 살짝 굽고 계란 프라이와 치즈 한 장 올려 볶은 야채와 함께 함박스테이크 정식 못지않다.

<똑같은 음식을 두 끼 먹기 싫을 때 남은 재료를 다른 요리로 재탄생시키는 쉬운 레시피>

 파스타나 스파게티를 먹고 토마토소스가 남았다면 흔히 파는 토르티야 판에 소스를 듬뿍 바르고 모차렐라 치즈가득 올려 오븐이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즉석 피자 완성이다.


 후라이드 치킨이나 훈제 치킨이  남으면 살을 발라 놓는다. 양파를 듬뿍 썰어 굴소스와 간장, 올리고당을 넣고 볶은 후 남은 치킨 살을 넣고 볶아 새 밥 위에 올리고 마요네즈만 뿌리면 치킨마요 덮밥이 된다. 란을 스크램블 해서 함께 먹어도 좋다.


 한 끼 맛있게 먹은 잡채는 식용유 조금 간장만 살짝 더 넣은 다음 데우듯 볶아서 밥에 올려 먹으면 중국집 잡채 덮밥이 된다.  


 시금치 등 나물 무친 것이 남으면 그다음에 스팸과 계란만 부쳐서 간단하게 김밥을 싸 먹어도 되고, 갓 지은 밥에 나물 넣고 고추장 조금에 계란 프라이만 올려 참기를 반 숟가락 두르면 맛있는 비빔밥이 된다.


 함박스테이크나 떡갈비를 굽고 남았다면 햄버거 패티로 사용한다. 모닝롤을 반으로 잘라 패티를 넣고 양파 조금, 치즈 한 장, 집에 남은 야채 조금 넣고 마요네즈와 케첩 조금씩 뿌리면 햄버거 완성.


 식빵이 남았다면 냉동실에 넣었다가 프렌치 토스트를 해 먹는다. 식빵 하나당 계란 하나 풀고, 소금 한 꼬집 설탕 한 꼬집 한 후 식빵에 충분히 적셔 버터를 녹인 팬에 굽는다.  연유를 살짝 뿌리면 설탕과는 다른 은근한 달콤함이 난다.


  자취생만 편한 레시피가 필요한 건 아니다. 

 빠른 시간 안에 밥을 차려 먹어야 하고 식사 후  일이 남아있을 때가 많다. 한정된 에너지를 여기저기 나누어 쓰는데 요리에 할당된 양이 그다지 크지 않다. 재료 하나하나의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뚝딱뚝딱 손질해 내는 솜씨를 가진 것도 아니다. 거기에 부엌이 작아 여기저기 늘어놓을 수 없다는 핑계도 얹는다.

 

 시간과 공간과 잔여 에너지가 부족할  단순하고 편한, 쉬운 레시피가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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