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카페투어(1) - 푸글렌 아사쿠사
도쿄 카페투어(1) - Fuglen Asak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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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2 Chome-6-15 Asakusa, Taito City, Tokyo 111-0032
영업 시간 : 08:00 ~ 22:00
메뉴 : 아이스 라떼(¥690) // 푸어 오버 케냐(¥660)
방문일 : 2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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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다시 가게 된 도쿄. 카페 투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방문을 하게 되었다. 첫날 숙소에 도착을 해서 짐을 풀고 보니 6시가 조금 넘었다. 숙소 근처에서 소고기 덮밥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푸글렌 아사쿠사로 출발했다.
4년 전에 푸글렌에 처음 가봤는데 정말 충격의 맛이었다. 싱글로 내린 아메리카노를 처음 마셔본 것이었으며 동시에 처음 마셔본 산미가 짙은 라이트 로스팅의 원두였다. 그리고 너무나도 내 취향을 저격을 했다. 당시엔 도쿄점을 갔는데 단순히 사진을 많이 찍는 유명한 카페인 줄 알았는데 커피가 굉장히 유명한 카페임을 푸글렌에 빠지게 되고 나서 알게 되었다.
이후에 푸글렌에 연락해서 한국에 입점 계획이 있냐고 물어봤으나 없다는 답변을 받았고 서울에 푸글렌에서 원두를 받아서 사용하고 있는 카페가 생겨서 가봤지만 이 맛이 아니었다.
아무튼 아사쿠사로 간 이유는 동선을 짜보니 첫날 아니면 마지막날 가야 동선이 꼬이지 않을 거 같았다. 그리고 도쿄에서 늦은 시간까지 하는 카페를 찾기가 생각보다 어려웠고 너무 좋아하는 카페여서 최대한 빠르게 방문하고 싶었다.
주문하는 곳 정면에 영어로 메뉴와 가격이 적힌 메뉴판이 있었고 메뉴판도 따로 준비가 되어있었다.
필터 커피는 사이즈 선택이 가능하지만 이외의 메뉴들은 사이즈 선택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메뉴들은 싱글샷과 더블샷을 선택할 수 있으며 아이스는 더블샷만 가능하다. 한국은 싱글샷으로 제공하는 곳을 찾기가 어려운 반면 도쿄는 흔하게 찾을 수 있었다.
왜 싱글샷과 더블샷이 나눠져 있는지 그 이유를 나는 음료의 양에서 찾을 수 있었다. 푸글렌은 다른 카페에 비하면 비교적 큰 편인데 한국에 비하면 작은 사이즈다. 대게 8oz가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블샷으로 주문하면 커피가 꽤 진할 것이다. 그래서 더블과 싱글이 나눠져 있는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더블은 샷 추가 정도의 개념이 아닐까 싶다.
도쿄에서 마시는 첫 커피를 푸글렌 아이스 라떼로 시작했다. 여전히 맛있다. 부드러운 라떼를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원두의 캐릭터가 강하게 드러나는 라떼를 마시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맛있었기도 했고 목이 마르기도 해서 10분도 안 되어서 다 마셔버렸다.
안에 자리가 없어서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아직 날이 춥지 않아서 야외 테이블도 괜찮았다. 밖에서 보면 내부가 굉장히 넓어 보이는데 실제로 앉을 수 있는 자리는 그리 많지 않다. 3층까지 있는데 2층엔 8석이 전부였다.
약간 외곽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아사쿠사점은 도쿄점에 비해 덜 알려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사람은 거의 없었다. 도쿄점은 거의 반이 한국 사람인데 말이지. 아사쿠사에서도 약간 외곽, 길 끝에 있기 때문에 사람이 좀 적은 건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왔으니 핸드 드립도 마셔줘야 하지 않겠는가? 온두라스와 우간다중에서 고민을 했지만 평소 케냐를 좋아하기 때문에 케냐로 주문을 했다. 온두라스는 몇 번 마셔봤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고 우간다는 마셔본 적이 없기에 실패하면 좀 아쉬울 거 같아서 실패할 수 없는 케냐로.
펠로우 드립 포트와 칼리타 웨이브 드리퍼를 사용하고 있다. 테이크 아웃을 할 거라서 바로 종이컵에 내려줬다. 가는 물줄기로 원푸어로 내린 케냐 커피.
온도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98도의 워터 디스펜서에 물을 받아서 포트에 올려놓은 거 보니 최대 98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대략 95~96도 사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다. 왜냐면 바로 마시기에는 좀 뜨거웠고 98도로 내리면 쓴 맛도 좀 따라올 거 같은데 전혀 그런 맛은 없었고 전형적인 케냐의 맛과 오렌지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어쩌면 98도로 내린 걸 수도 있겠다. 일단 약배전일 테고 로스팅을 한지 얼마 안 되었을 수도 있고 가는 물줄기로 천천히 내렸으니 분쇄도가 굵었을 수도 있으니까 온도를 높게 쓴 걸 수도 있고, 많은 가정들이 있지만 중요한 건 아주 맛있었다는 점. 오렌지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외부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외국인 친구가 손을 흔들어줬다.
테이크 아웃 컵이 조금 특이하다. 컵 자체는 특이할 게 없지만 일단 홀더는 없다. 대신 컵이 조금 두꺼운 편이라서 뜨거워서 컵을 잡지 못하고 그러지는 않는다. 오히려 홀더가 없는 게 깔끔한 거 같다. 여기서 하이라이트는 뚜껑이다. 처음 보는 뚜껑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필이면 일본어로만 적혀있어서, 다행은 번호가 적혀있길래 번호를 따라서 해봤다.
순서라고 해봤자 1번과 2번이 전부인데, 손 수, 앞 전 손으로 앞을 뜯으라는 말일까? 일단 뜯었는데 너무 세게 뜯어서 2번은 하지도 못했다. 당시에는 그냥 뜯어서 쓰는 건 줄 알았는데 다음 도쿄점에 방문해서 테이크 아웃을 했을 때 제대로 알 게 되었다. 뜯어서 2번에 꼽아서 쓰는 것이다. 1번을 아예 뜯는 게 아니라 2번에 고정시키는 것. 어쩐지 굳이 1번을 뜯어서 쓰레기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는데, 내가 잘못했던 것이다.
이런 형태의 뚜껑은 참 마음에 든다. 일단 종이라서 좋고 바로 마시지 않을 거면 온도 보존이 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분위기는 정말 좋았지만 약간 외곽 있어서 아쉬웠다. 도쿄점을 가기엔 사람이 늘 많고 자리에 앉기 어려운데 아사쿠사점은 좀 멀다. 이후에 포스팅을 하겠지만 하네기 코엔점은 사람이 정말 없고 푹신한 소파가 무려 두 개나 있지만 외곽에 있다. 거리만 놓고 본다면 시부야 기준으로 하네기 코엔점이 더 가깝지만 도쿄 메트로 패스로 갈 수 없는 구역에 있다. 정말 동네 카페처럼 있어서 우리가 익히 아는 일본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하네기 코엔점이 더 좋다.
아사쿠사점은 아사쿠사를 요즘 많이들 가니까 간 김에 가기 좋다. 역에서 제일 가까운 건 하네기 코엔점. 다만 도쿄점 만큼이나 인기가 많기 때문에 내부에 자리를 잡고 싶다면 조금 이른 시간에 가야 할 것이다. 남들이 다 가는 시간엔 만석일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