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카페투어(3) - 블루 보틀 커피 키요스미 로스터리 & 카페
도쿄 카페투어(3) - Blue Bottle Coffee Kiyosumi Roastery &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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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1 Chome-4-8 Hirano, Koto City, Tokyo 135-0023
영업시간 : 08:00 ~ 19:00
메뉴 : 카페 라떼(¥580) // 푸딩(¥640)
세금 : ¥132 / 10%
방문일 : 2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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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O Hamacho에서 만족스러운 커피를 마시고 다음 목적지인 블루보틀로 향했다. 날이 좋아서 걸어서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추워서 전철을 타고 이동을 했다. 전철을 타고 키요스미 시라가와 역에서 내려서 도보로 7분 정도 가면 블루 보틀에 도착한다.
수많은 블루보틀 매장 중에서 키요스미점을 선택한 이유는 일본에 오픈한 첫 로스터리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 이유여서 방문을 한 것이다. 그리고 내부가 넓어서 조금 늦게 가도 내가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다.
블루 보틀 메뉴판은 참 친절한 거 같다. 음료까지 그림이 있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디저트 그림이 있는 건 참 좋은 거 같다. 내가 샘플을 볼 수 없다면 아니면 샘플을 진열하지 않을 거라면 그림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정쩡한 시간에 가서 그런지 매장에 사람이 많았다. 아직까지 휴일이라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간대가 브런치를 먹기에 좋은 시간대라서 실제로 브런치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주문하기 전에 직원에게 메뉴판을 받아서 뭘 먹을지 보고서 내 순서가 되면 주문을 한다. 인력을 낭비한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회전율을 높이고 계산대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엔 이만한 방법도 없는 거 같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날이 조금 추워서 따뜻한 라떼와 푸딩을 주문을 했다. 푸딩을 주문할 생각은 없었는데 'Limited'라는 단어에 주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리미티드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아니라면 굉장히 좋은 방법인 거 같다. 도쿄에서 간 카페들 중 꽤 많은 카페들이 디저트에 'Special Dessert' 또는 'Limited'라고 적어 놓는다. 왠지 저렇게 적혀있으면 사 먹어야 할 거 같은 기분이 들기는 한다. 이걸 노리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바 테이블에 앉게 되었는데 메뉴판을 받으면서 먹고 가는지 가지고 가는지를 묻고 만약에 먹고 간다면 바 테이블 이용이 괜찮은지 물어본다. 바 테이블만 자리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내 앞에 손님이 어디에 앉을지 모르니 물어본 거 같다. 바 테이블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나는 바 테이블을 선호한다. 블루 보틀 직원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지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바 테이블만큼 좋은 자리도 없으니까 말이다.
라떼를 주문할 때 원두를 과테말라와 에티오피아 중에서 선택이 가능한데 나는 에티오피아로 주문을 했다. 싱글 오리진을 사용하는 것에 놀랐는데 생각보다 도쿄에서 싱글로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곳들이 꽤 있었다.
주문을 마치고서 번호표를 갖고서 자리에 앉으면 메뉴를 가져다준다. 자리에 앉아서 본격적으로 매장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매장을 둘러보면서 크게 놀란 건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의 수다. 내가 본 것만 14명인데 실제로 일을 하는 건 10명이다. 아마 14~15명 정도 어쩌면 그 이상이 근무를 하고 로테이션으로 쉬는 거 같다. 매장의 규모에 비하면 직원이 많은 편에 속한다고 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직원이 맡은 일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면 안내를 해주는 직원은 계속 안내만 해주고 핸드 드립을 내리는 직원은 계속 핸드 드립만 내린다. 하루 종일 그러는 건 아니고 특정한 시간대 별로 바뀌는 거 같은데 내부에서도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거 같았다. 내가 봤을 땐 좀 과한 거 같은데 막상 일을 하는 걸 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먹고 가는 손님들도 많지만 그만큼 포장하는 손님들도 많기 때문에 어찌 보면 이 정도의 인원이 납득이 되기도 한다.
도쿄에서 푸딩을 파는 카페가 꽤 많다. 그리고 푸딩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그래서 카페에 가서 푸딩을 팔면 웬만하면 먹어보는데 내가 먹어 본 푸딩 중 최고였다. 식감부터 시작해서 달달함의 정도 그리고 그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았다. 확실히 'Limited'가 맞았다. 블루 보틀에 가서 푸딩을 판다면 꼭 먹어보도록 하자. 맛을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부의 상징인 엑설런트 아이스크림을 푸딩으로 먹는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라마르조꼬 3그룹과 메저 그라인더 2대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핸드 드립은 서버를 6개나 두고 있으며 아카이아 저울이 세팅되어 있다. 한 명이 담당을 하는데 서버가 6개나 있다는 건 바쁘면 6잔까지도 들어오거나 정리할 시간이 부족해서 서버를 여러 개 둔 거라고 봐야겠다. 물의 온도는 94도이고 드립 포트를 사용하지 않고 워터 디스펜서를 두 대를 사용한다. 그리고 아카이아 오리온 빈 도저가 3대가 있고 그라인더는 Ek43s를 사용 중이다. 도쿄와 한국을 통 틀어서 핸드 드립을 나가기 전에 TDS를 측정해서 나가는 유일한 카페가 아닐까 싶다.
에티오피아 원두로 내린 라떼는 정말 내 스타일이었다. 에티오피아의 산미가 강한 캐릭터가 우유를 찌르고 나온다. 부드럽게 마시고 싶다면 또는 우리가 익히 마시는 라떼를 마시고 싶다면 과테말라를 선택하면 되고 새로운 맛에 도전하고 싶다면 에티오피아를 선택하면 된다. 식을수록 찌르는 맛이 아주 매력적으로 강하게 올라온다.
이 카페의 매력은 조용한 동네에서 즐길 수 있는 퀄리티 좋은 커피와 디저트가 아닐까? 거기에 친절함을 꼽을 수 있겠다. 도쿄에서 불친절한 카페를 찾는 건 여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면 그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다. 누구에게나 늘 일정한 친절함을 베푸는 게 쉬운 건 아니다.
블루 보틀 키요스미점은 굳이 시간을 내서 가도 좋은 카페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