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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오 Nov 0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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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누군가를 기다리는 책이 되어

책상 끝에 앉아 있는 아이


혼자라는 게 무서워서 

도서관에 온다는 말은

아이보다 더 외로워 보였는데


책을 베고 자면 

말랑한 머리는 딱딱해질까


그렇다면 깨워 줘야 할 텐데


다른 생각에 빠져

손을 베일 때


피는 종이 위에 

서서히 번져 가고


커지는 건 언제나 슬픔뿐이다 


피가 흐르는 순간에도

죽어 가는 것보다


살아 있는 것에 가까웠지


멈추지 않을 것 같은 피가 

스스로 멈춰 버릴 때


몸도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


나는 매일 연체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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