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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끝까지 이야기할 뻔했어요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

by 이노나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





대부분 그러했다

의자가 삐걱대는 것은 불편한 시간 때문이며

먼지가 날리는 것은 지나간 마음 때문이라는

사소한 이유를 대며 이유 없이 끓어올랐다

가라앉지 않는 희망 따위들을 원망했다

비극이 창밖에서 휘파람 소리를 냈다

저 멀리 산등성이가

바아아아알갛게

물들고 있었다 혼돈이

해체되는

봄이 오는가 했다 며칠만 며칠만

모른 척 눈감으면 저 머얼리

산등성이는

꽃구름일 것이다 그러면

그러면 사람들은 저마다

겨울을 벗고 부푼 얼굴로 평안할 것이다

평안할 것이다

라는 거짓말처럼 어디서건 욕망과 오만이 무성했다

지난밤을 견딘 움들이 모른 체 자꾸 자랐다

어느 누구에게도 무해한 계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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