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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Oct 15. 2022

두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있지만...

똑같은 크기는 어렵다

 사업계획이나 전략 수립, 목표 설정 등에 흔히 쓰이는 말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이다. 즉,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니 포기할 순 없고 두 가지 다 달성해 보자는 다소간 의지가 반영된 표현이겠다.

 개인적으로 토끼에겐 미안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아도 똑같은 크기의 토끼는 잡을 수 없다. 사냥의 실력이든 사냥감처럼 환경의 문제이든 똑같은 결과물을 내기는 어렵다.


 현실반영과 타협, 우선순위 설정


 이 대목에서 현실을 반영하고 타협한 산물이 우선순위 설정이다. 우선순위의 의미는 일 순위는 잡고, 이 순위는 최악의 경우엔 놓치더라도 일순위 목표는 꼭 달성 하자는 거다.


 주변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결국 오래가는 임원이나 리더는 결국 윗사람의 맘에 드는 사람이라는 것이 공통 의견이다. 당연한 얘기고 진리인 것이, 회사에서 리더를 선거로 뽑지는 않으니까. 일 인 일 표의 선거조차도 각 투표권자들이 영향력이 큰 사람이나 매체의 영향을 받으니 백 명이 투표한다고 모두 자유롭게 개인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조직에서 성과 창출과 직원들의 만족 중 무엇을 먼저 잡아야 하는가? 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의 적절한 사례 같다. 연구개발 부서가 아닌 담에는 대부분의 부서는 루틴 하게 돌아가는 유지 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마련이고 인지상정으로 대부분의 직원들은 어제와 같은 오늘, 작년과 같은 올해를 본능적으로 편하게 생각한다. 반면에 조직이 임원에게 요구하는 것이 이런 '유지'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현실적인 여건이야 어쨌든 뭔가 새로움을 원하게 된다. 마치 메뉴 고를 때 특정한 메뉴는 없지만 '맛있는 거'를 찾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임원은 위에 말한 구성원과 조직의 다른 욕구 사이에서 밸런스를 찾아야 하고, 그 밸런스는 결국 무게 중심이 조직과 그 상사의 needs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돈이 최후의 동기부여 수단이 되지 않는 이유가, 한 달에 한 번인 월급날 외에 평소엔 우리 업무의 보상으로서 돈이 와닿지 않기 때문인 것처럼, 임원도 사람인지라 업무 성과, 상사의 만족을 우선순위로 설정했음에도 이를 항상 기억할 수는 없고, 양적으로 더 많이 직면하게 되는 직원들의 표정, 분위기, 만족이 신경 쓰이게 마련이다. 연중 행사인 다면평가에서 점수라도 낮게 나올 때면 자신의 판단과 의지를 망각하기도 하고 결정에 대한 회의감도 밀려온다.


 그렇게 혼돈의 과정 중 자칫 잘못하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보려다, 한 마리도 못 잡는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다.

 골프 경기에서 아무리 상황이 급변하고 예상과 달라도, 결국 골프백에 들어있는 14개의 골프클럽으로만 샷을 보내야 하는 것처럼, 임원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제한된 자원 안에서 한번 정한 목표를 향해 전력투구 할 뿐이다. 가끔은 놓친 두 번째 토끼가 아깝긴 하지만, 그건 첫 번째 토끼를 완전히 잡은 후에 생각할 일이지, 첫 번째 토끼가 손 앞에 왔다고, 두 번째 토끼로 시선을 뺏기는 순간, 첫 번째 토끼는 도망가고 만다.


기억하라! 첫 번째 다음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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