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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헤다 Aug 09. 2022

후회를 미리 가져오기

다른 차원의 동기부여법

 후회를 미리 가져오라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뻔히 좋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미리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의미다. 


 담배를 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금연보조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담배를 끊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자신의 의지이다. 그 의지를 위해서 후회할 상황들을 미리 가본다. 담배를 끊는 일에 후회를 미리 가져오게 하기 위해서 각 국가마다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담뱃갑에 그려져 있는 살벌한 그림과 강력한 경고글이다. 흡연자에게는 그 그림이 금연하게 만드는 효과가 20%에 불과하지만, 비흡연자에게는 흡연 예방 효과가 80% 정도가 있다고 한다.  그런 그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담배를 피우는 것은 왜일까? 그건 자기 자신은 예외일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미리 후회할만한 미래로 가보는 것이다. 난 폐암에 걸렸고,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는 그런 상황 말이다. 혀에 암이 걸려서 혀를 잘라내고 벙어리로 살고 있는 것이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간접흡연으로 내 아이가 몹쓸 병에 걸렸다는 것을 미리 상상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담배를 끊었다. 나는 15년 정도 흡연을 했다. 그렇게 피웠던 담배를 끊은 것은 첫째 아이의 임신 소식을 들은 날이었다.  


 담배를 끊고 싶지 않을 때에는 후회할 필요 없는 정보들만 더 기억에 남는다. 네팔의 한 장수마을에서 100살 넘게 산 할머니가 했던 인터뷰가 대표적인 예이다. 일종의 합리화다.
 "내 장수 비결? 그냥 걱정 안 하고 살고, 하루 한 갑 담배 피우는 게 내 유일한 낙이었지."  

 얼핏 들으면 장수 비결이 담배를 피워서인 거 같다. 아니다. 아주 예외적이고 드물게 나타나는 일이 곧 나의 일이 되지는 않는다. 담배를 피워서 건강하게 오래 산 사람보다 병들어서 일찍 죽은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그리고 난 후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  


 담배만 그럴까? 술도 마찬가지다. 술에 대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일까?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심지어 필름이 끊기도록 술을 마시면 그다음 날 부작용이 있다. 기억도 안 나고 속도 좋지 않고, 머리도 많이 아프다. 그러면 대부분 뭐라고 말하는가? 극단적으로는 다시 술을 마시면 개라고 말하기도 한다. 술이 웬수라고 말하기도 하고, 절대 끊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음엔 꼭 1차에서 끝낸다거나 적당량을 조절해야 할 것에 대해서 다짐한다. 하지만 또 실패한다. 왜 그럴까?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냈음에도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술을 마시기 전에 항상 내가 후회하는 상황들을 미리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아예 안마실 수도 있고, 적당히 마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 매번 과음하고 고생했는데, 오늘은 딱 한 병만 마시자."라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쯤 되면 이런 말이나 생각이 나올 것이다.

 "그걸 누가 모른답니까? 몰라서 안 하는 건가요?"

 그게 더 나쁘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은 정말 나쁜 것이고 게으른 것이고 의지가 약한 것이다. 물론 쉽지 않다. 어렵다. 힘들고 귀찮고 짜증도 난다. 하지만 알고 있다면 도전하고 견뎌내야 맞는 것이다. 한 번에 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상하게 보일만한 이런 차원의 생각들도 반복적으로 계속해야 어느 정도 조금씩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이어트는 왜 실패하는가? 실제로 이색적인 실험 결과가 있다. 아주 날씬한 누군가의 사진을 붙여놓고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람과 뚱뚱한 자기 자신의 사진을 붙여 놓고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람에 대한 실험이었다. 날씬함을 꿈꾸고 바라보고 도전한 사람보다 뚱뚱한 자기 모습의 사진을 붙여 놓은 사람이 더 다이어트 효과가 높았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뚱뚱했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는 동기부여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후회할 것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계속 뚱뚱한 상태가 지속되면 어떤 것들을 후회할 것인지 이미 시뮬레이션을 해봤기 때문이다. 예쁜 옷도 못 입을 것이고, 여름에 수영장에 가기 싫어질 것이고, 이성과의 만남에도 소극적이 될 것이고, 건강도 나쁠 것이다. 무엇보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계속 그럴 것이라고 생각만 해도 싫은 것이다.  


 결혼식을 앞둔 신랑, 신부를 생각해보자. 그중에서 신부들의 다이어트 성공은 확률이 아주 높다. 왜 그럴까? 웨딩드레스를 못 입게 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다. 더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기 위해서 동기부여를 한 셈이다.  


 바람피우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아예 그러지 않는 것과 절대로 걸리지 않는 것이 방법이다. 두 가지 모두 후회를 미리 가져오면 된다. 바람피우다가 알려졌을 때를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다. 아내는 최악의 적이 되어 있을 것이고, 내가 최고라던 나의 자녀들은 나를 벌레 보듯 볼 것이다. 직장에서도 쪽팔릴 것이며, 나름 달콤함을 누렸던 그 사람과의 관계도 당연하게 깨질 것이다. 


 그런 부정적인 것들을 끊어내는 것에만 후회를 가져오는 것이 효과적인 것만은 아니다. 좋은 도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정말 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계속해서 공부를 하지 않고 게임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버린 5년, 10년 후를 생각해도 좋다. 그때쯤 되면 공부를 할 수 있는 머리도 둔해질 테고, 지금 해야 할 공부들을 그때에 가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내 친구들은 모두 대학에 합격했는데 나만 떨어진 것을 생각해보자. 내 주변의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것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생각해보자. 물론 너무 몰입하지 말자. 딱 동기부여될 만큼만 해보자. 


 내가 행동하고 있는 일이나 계획하고 있는 일, 목표를 정해놓거나 도전하는 일이 있을 때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후회를 한번 미리 가져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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