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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비리그 Oct 02. 2024

나는 이기적인 여자였다

돈만 좇았던 30대 차사고로 죽음의 문턱에서 깨달은 최악의 실수 5가지

나와 약혼자 케니는 2024년 1월에 큰 차사고가 났다.

주말 오전에 요가 수업에 갔다가 기분 좋게 나와 눈을 떴는데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나를 발견했다.

다리로부터 큰 고통이 따랐지만 고통도 잠시, 내 앞에는, 한국에 있어야 할 아빠와 동생이 서 있었다.

나는 당연히 꿈이라 생각하고 얼른 꿈에서 깨어나 약혼자에게 이런 꿈을 꿨다고 말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애타게 케니의 이름을 불렀다.


"케니, 케니.."


답이 없었다.

그러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다시 눈을 떠서 케니를 찾았다. 골반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그리고 주위가 시끄러웠고 또 내 눈에 아빠와 동생이 보였다 한국에 있지 않고 왜 여기에 있냐고 묻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주위에서는 나보고 괜찮냐고 정신이 드냐고 물었지만 나는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너무 혼란스러웠고 내가 무슨 일이 있나 보다고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 시기에 운전 연습을 하던 중이어서 나 혼자 운전 연습을 하던 중에 내가 사고가 났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니를 애타게 찾았다.

동생이 조용히 내게 다가와 건넨 한 문장.


"언니, 헬스장 갔다가 나오는 길에 어떤 차가 언니랑 케니가 타고 있는 차를 부딪혀서 큰 차 사고를 당했어"


"케니는 어디에 있어?"


"사망했어."


말도 안 돼..


이것이 당연히 꿈일 거라고 생각했다. 두 눈을 다시 질끈 감고 말도 안 되는 이 꿈에서 꺠려고 안간힘을 썼다.

내 몸에는 몇십 가지의 약물이 흐르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내 정신은 다시 블랙홀로 빨려가 깊은 잠이 들었다.

차 사고로 갈비뼈, 골반, 발목, 쇄골이 부러졌고 머리에 피를 많이 흘려 뇌가 피를 흡수하지 않으면 혈전이 생겨 뇌졸중까지 올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


사람이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였다. 케니가 사망했다는 사실에 충격은 받았지만 사실이 아닐 거라 부정하고 회피했다. 내 몸이 너무 아파서 그 사실이 내 머리로 인지가 되지 않았고 아닐 거라고 부정만 했다.

너무 궁금한 게 수천 가지였지만 물어보고 대답을 들으면 약혼자가 현실에 없다는 게 사실이 될까 봐 거기에 대해서 일체 말을 꺼내지 않았다.


차사고로 약혼자를 잃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을 때 후회했던 5가지 


1. 약혼자를 있는 그대로 마음껏 더 사랑하지 못했던 것,


2. 약혼자가 나에게 주는 사랑이 익숙해져 나도 모르게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점, 매일 같이 있으면서 내 마음만 말하기 바빴었고 상대의 마음을 잘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어떤 마음이 드는지 묻지도 않았던 것, 


3.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금 이렇게 고생하면 미래에 큰 행복이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 미래에 집중했던 것, 


4. 감정표현이 오글거린다는 자기 합리화를 하며 사랑하고 감사한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껏 표현하지 못했던 것, 


5.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 보일 때 따뜻한 마음으로 있는 힘껏 안아주지 못했던 것, 


나는 이기적이었다.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 일인데 당연히 할머니 할아버지 될 때까지 오래오래 볼 날이 많다고 생각했기에 미래를 위해 여행도 미뤘고, 하고 싶은 것을 잠시 미루고 일만 했다. 

돈을 모아서 투자하는 것을 어릴 때 시작하면 시간이 지나 복리의 힘을 누리면서 자산이 쌓인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40, 50대가 되면 지금 보다 풍족한 생활을 하고 싶어 30대에 조금이라도 에너지가 많고 힘이 넘칠 때 조금 더 고생하자는 마음이 컸다.

현재가 힘들 때면 행복한 미래를 위해 조금만 참자라고 항상 내게 말했다.

설마 나한테 병이 걸리거나 사고가 나겠어? 나는 건강하게 오래오래 100살까지 살 거야 라는 생각이 내게 내재되어 있었다.

어떤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오만함도 컸다.

죽음으로 몰아간 사고를 통해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던지 뼈저리게 깨닫는 계기였다.

너무 늦었다.

이미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이렇게 빨리 갈 줄을 정말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우리는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조금만 돈 더 모으고 조금만 더 있다가 하자 라며 계속 미뤘다.

미루지 말자,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기회가 될 때 해야 한다.

물론 안 그래야 하지만,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월급에 일부를 노후를 대비해 투자를 해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월급의 절반 이상을 모기지 대출금이나 주식 투자로 미래를 위해 지불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가 힘들어하면서 이 현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적어본다.


사고 전에는 돈 모으고 투자해서 노후를 대비해 자산을 불리는 거에 집중을 했었다.

영화,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사고를 직접 당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니 내가 지금 발을 딛고 서있는 현재에 집중하고 함께하는 사람과 서로의 감정을 알아주고 배려해 주고 존중하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 내게 주는 사랑이 얼마나 감사하고 복 받은 일인지 깨달았다.

당연한 건 아무것도 없다.


너무 자연스럽게 그 사랑이 내 옆에 있으니 익숙함이 당연함이 되어 감사한 줄 모르고 작은 일로 다투고 화내고 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쓸데없는 짓인지 알았다.

익숙해진 사랑이 나도 모르게 당연하게 생각되기 전에 내게 매일 상기시켜야 한다.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라고 알아주기만을 바라며 나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상대가 알아줄 리가 절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매일 같은 공간에 오랜 시간 동안 있어도 서로 상대방의 마음을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절대 마음을 알 수 없다.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말이 맞고, 오늘 하루가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라 라는 말도 맞다.

오늘이 삶의 마지막이 라고 했을 때 그 마지막날에 쇼핑을 하며 돈을 쓰다가 죽겠다는 사람은 거의 아니 없을 것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의 마지막 날에 어떻게 보낼 거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며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주고받고 맛있는 마지막 만찬을 함께 먹겠다는 답을 한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 행복에 대한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의 마지막 날에 할 것들을 자주 반복하면 행복함이 가득한 삶으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우리는 행복을 찾으려 열심히 산다.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우리는 돈이 있어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돈 걱정 하지 않고 마음껏 할 수 있다며 행복을 위해서 돈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다.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수단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내가 후회했던 걸 떠올려보면 내게는 돈이 제일 중요하지 않았음을 확실하게 알았다.

죽음 앞에서 돈을 더 많이 못 모아서 후회하지는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과 감사를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고 시간을 같이 못 보낸 것들만 후회로 남았다.

우리는 날이 많다고 생각해 마음속 깊이 하고 싶었던 것들, 언젠가는 해야지라고 하는 것들을 자기 합리화의 변명을 하며 미룬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부끄럽다는 이유로 내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하는 것을 미룬다.

오글거린다는 이유로 친구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잘 못한다.

부모님께 전화를 자주 드리고 자주 찾아봬야 하는데 바쁜 회사 핑계를 든다.


법의학자 유성호 선생님께서는 보통 말을 해서 후회하는 경우보다 말을 못 해서 후회를 한다고 한다.

우리는 항상 시간이 많다 생각하고 가까운 가족에게 사랑 표현을 아낀다.

보통 쑥스럽고 낯간지러워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족들이 같은 공간에 오래 있어 사랑함을 표현할 기회가 많은데도 하지 못해 생의 마지막날에 후회를 한다.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 있지만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다음에 월급이 오르고 하자라고 미룬다.

아이가 조금만 더 크면, 이것만 지나면 등등의 이유를 대며 막상 대부분의 시간은 중요하지 않은 것에 쏟아붓는다.

미루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비록 작은 일이더라도 해야 하거나 해야 할 말이 있는 것들을 다 손으로 적어보고 일상에 작은 것부터 집어넣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부모님께 전화한 지 오래되어 전화를 해야 하는데 막상 하면 오랜만에 해서 오래 해야 할 것 같아 날을 잡고 해야지.'라는 마음이 들 때는 부모님께 전화하는 것을 큰 일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그냥 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전화를 눌러서 아주 짧게라도 괜찮으니 안부인사를 전하고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이마저도 처음에 힘들고 잘 안될지 몰라고 하다 보면 습관으로 장착될 것이다.

영어 공부를 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을 때는 아침에 눈을 뜨고 머리가 맑은 상태에서 그냥 영어 책을 먼저 펼쳐서 한 바닥이라도 읽는 것을 매일 하는 것이 어떨까.


이처럼 미루는 사람이 있는가 하는 반면 돈을 벌어 부자가 되면 행복할 거라는 생각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고 오로지 일만 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풍족하고 행복하게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현재가 없이 미래만 보고 매일을 사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세상에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하고 목표를 가지고 목표에 몰입을 하는 것도 후회 없는 삶을 사는데 중요하지만,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없이 돈만을 좇으면 거기에 대한 책임이 반드시 따른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이 옆에 있음에도 새로운 만남을 갈구한다. 

가족은 언제나 내 옆에 있을 거라는 착각 때문에 '사랑한다는 말 안 해도 알겠지, 감사하다는 말 안 해도 알아주겠지, 가족이랑은 다음에 좋은 데 가자.'라고 쉽게 생각하고 넘겨버리고 미룬다.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은 이런 후회들을 하지 않았음 하는 마음에 평생을 함께 할 줄 알았던 동반자를 잃고 뼈저리게 하고 있는 후회들을 적는다.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매일 익숙하게 내 옆에 있기 때문에 당연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 이 당연함을 잃을지 아무도 모른다. 


세월은 야속하게 계속 흐르고 나와 사랑하는 사람도 노화가 진행된다. 흐르는 시간을 멈출 수 없고 영원한 것은 없다.


공평하게 어느 누구든 세계에서 가장 부자든, 머리가 좋은 사람이든, 누구나 끝은 죽음이다.

죽음이 언제 내게 다가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는 매 순간은 그 순간으로 특별하고 지나간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이 시간을 서로 비난하거나 화로 채우지 않고 기쁨과 재미로 채우면서 지나가면 다시는 절대 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을 함께 즐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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