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5년이 지났다.

by 써기

5년이 지났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와서 몇 십년간 일할 곳이 생겼다는 그 생활이 시작된지도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중간에 퇴사를 하겠다는 다짐하에 열정 넘치게 도전했었던 그 목표도 어느새 빛이 바랜지 오래다. 그렇게 나는 또다시 말만 앞서는 사람이 되었고, 지금은 또다시 어떤 갈림길에 놓여있는 듯하다.


아.. 그렇다고 지금 이 연재의 타이틀인 퇴사를 하겠다고 동네방네 떠든걸 후회하는건 아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내 나름대로 그때 목표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했고, 만약 그 도전이 없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못한 생각을 가진채 살고 있을게 뻔하다. 그리고 누가 퇴사 포기했대? 나 아직 포기안했다. 2보 전진을 위해 잠시 1보 후퇴했을뿐이다.


그냥.. 크리스마스인 오늘, 5년이라는 시간을 흘러보내면서 내가 놓친건 뭐였을까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봤다. 그리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새로운 생각이 과연 나에게 옳은 길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하루였다.


생각해보니 어느 순간 이 브런치북의 연재가 끊기기 시작하면서 나는 지금의 삶에 또다시 순응자가 되어 있었다. 똑같이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고, 짜증도 내고, 웃고, 떠들던 순간들은 분명 내게 행복했던 순간들이었지만, 동시에 진짜로 내가 원하는 것을 놓치고 있는 시간들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뭐 얼마나 대단한걸 원하고 있는거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그저 남들처럼 일하고, 그 시간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 때로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놀고.. 이렇게만 살아도 되는거 아니냐고...


맞다. 나도 대단한걸 원하는게 아니다.


나도 남들처럼 일하고 싶었고, 그 시간속에서 소소한 행복도 찾고 싶었고, 사람들하고도 잘 어울려서 놀고 싶었다. 근데 나한텐 그렇게 사는게 어렵더라... 왜냐고? ㅎㅎ... 찌질하긴한데 나와 비슷하게 살고 있는 그들과 내 처지를 항상 비교하고 있었고, 그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앞에 말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단 한번도 가족이라는 보호막이 없었다. 보호막이 되어줘야할 그들에게 되려 지금은 내가 그들의 보호막이 되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상황들이 겹치는 나의 상황들을 생각하니 숨이 막혀왔다.


그래서 나는 어디론가 차라리 도망을 가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채웠다. 포기할 수 있는게 없는 지금 그냥 떠나버리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기 시작한 것이다.


허나...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또 있어야겠기에 조금 더 신중한 고민을 해보고, 절차도 알아보고, 이것저것 알아볼건 다 알아보고 결정을 해야겠으나, 무튼 지금 드는 생각은 그렇다.


이 나라를 떠나서 차라리 아무 걱정없는 그곳에서 고된 일이라도 하면서 사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서는 온전히 "나"한테만 집중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물론 이 선택의 갈림길에 올라온건 얼마되지 않았고, 사실 많은 고민을 한 것도 아니다. 그냥 어떤 순간의 찰나에 문득 들었던 생각이기 때문에 이게 진짜 내게 옳은건지 틀린건지도 아직 가늠이 안된다.


하지만, 지난 5년동안 나는 얻은 것보다 잃어왔던게 훨씬 많은건 사실인것 같다.


하... 대가리가 퍽 아프다.


(p.s. 오랜만에 쓰는 브런치북인데, 올해 안에 연재를 종료하고 새로운 스토리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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