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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J Oct 27. 2024

평판을 관리한 사람 vs. 신념을 관리한 사람


평판에도 함정이 있습니다  



 갑, 을, 병 세 사람이 있습니다. 갑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데, 그 장면을 을과 병이 목격합니다. 을은 갑과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갑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눈감아 줍니다. 병은 옳지 못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갑의 잘못을 지적합니다. 갑도 사람인지라, 자신을 비난하지 않는 을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는 반면, 자기의 잘못을 지적하는 병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집니다. 갑도 사람인지라, 다른 사람들에게 을과 병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을에 대해서는 좋은 말만 하는 대신, 병에 대해서는 같은 이야기라도 부정적인 태도로 이야기합니다. 갑을 통해 을과 병을 접한 사람들은 내막도 모르고 을을 괜찮은 사람으로, 병을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해 버립니다. 즉, 을은 좋은 평판을 갖게 되었고, 병은 좋지 못한 평판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평판이 진실한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집단에서 인기가 많은 리더라면 한 번쯤 그 면모를 찬찬히 들여다볼 필요도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인기가 없는 리더도 그 면모를 제대로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물론, 집단 대다수의 편에 서 있기에 인기가 있는 것이고, 그 반대편에 서 있어서 인기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내적 또는 외적 매력의 유무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말 그대로 인기에 영합하여 소신을 펼치지 않았기에 인기 있는 리더일 수도 있고, 버려질 용기를 갖고서 소신을 지켰기에 인기가 없는 리더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필요한 리더는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는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사람 중에 진짜 사람이 숨겨져 있을지 모르고, 호평이 자자한 사람 중에 실은 그렇지 못한 사람이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공정하고 반복된 체험으로 사람을 대해야 합니다. 어쩐지 진정한 지도자감은 조명이 비치지 않는 무리 속에서도 묵묵히 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논어 <위령공편>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미워해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고, 모든 사람이 좋아해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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