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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다 Apr 19. 2024

떠나기만 하면 된다.

 '나를 위한 치유 시간'을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구매하는 지름신이 나타났다. 그것들은 바로 캠핑 용품! 뚜둣!

회사, 집안일, 아이들에 대한 부모의 자세 그리고 부모님을 향한 자식의 태도. 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어느 날 버겁게 느껴지는 날이면 마음 한 구석에서 이 말이 툭 튀어나온다.

"내게 쉴 틈은 없는 건가?"

뭐 내가 대단하게 업무나 집안일을 잘하거나 완벽하게 가족들을 위해 뭘 하는 것도 아니면서 가끔 내가 좀 안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꼭 이런 말이 나오고 만다.(철이 덜 들어서...) 이럴 땐 나는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때 떠오르는 건 캠핑뿐이다.

산을 둘러싼 넓은 들판  텐트 하나에 작은 탁자와 의자 그리고 화로 위에 올려진 어묵탕, 거기에 쏟아지는 밤 별들.(아! 지금 떠나고 싶네)

그래서 (1인)캠핑용품에 대한 검색이 시작되고 사들이고, 캠핑 유튜브에서 나오는 캠핑 장비들을 관찰하며 장단점을 찾아보곤 한다.

그리고 차 안을 꽉 채운 캠핑용품들. 쉘터, 침낭, 이너텐트, 화로, 고체연료.

가족들과 함께 하는 캠핑은 몇 번 해봤고, 차박도 해보았으니 캠핑장 분위기는 얼추 알고 있으며, 천군만마와 같은 용품들이 나를 충족시켜 주니 이제 실행만 하면 된다.


가즈아~  캠핑장으로~


어느 가정집의 여행에 대한 협의 대화


"ㅇㅇ 아빠 이번 여행은 어땠어?"


"거기 사람들은 (어쩌고저쩌고) 근데 음식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


"그렇구나. 나는 당신이 여기저기 많이 다니면서 세상에 대한 시야가 더욱 넓어졌으면 좋겠어. 시간이랑 여유가 되면(역시 돈이 문제군) 그렇게 여행하면서 많이 경험해. ㅇㅇ야, ♤♤야 엄마랑 캠핑 갈 생각 있니?"


ㅇㅇ 의 말(고1 아들)

"아니 나는 다 갖춰진 곳으로 가면 몰라도 뭔가를 해야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의 말(중1 딸)

"엄마 나는 차박 몇 번 같이 했잖아. 이젠 나를 놔줘"


애아빠(이 사람한테 물어보지도 않음)

"난 그냥 여행을."


"그래 좋아. 이제 우린 이렇게 하자

1년에 한 번만 가족여행. 그리고 각자 알아서 하는 걸로. 탕! 탕! 탕!"


훗! 내가 원하는 대로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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