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오래전 이야기야.
이 이야기를 내 입으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이미 지나버린 이야기를 나누자는 건 아냐.
그래도 그건 묻고 싶어.
그때 왜 그랬어?
넌 나에게 온갖 말을 했지만,
난 잘 이해가 가지 않아
오랜 시간 이해하려 살아냈어.
몇 번의 오해와, 몇 번의 괴로움 끝에 난
서로의 부족함 때문이었다고
이제 그만 보내주려 해.
이해하려 노력한 시간 동안
난 미쳐있었고, 버티고 있었고,
외로웠고, 괴로웠고, 슬펐어.
내가 살아온 모든 것을 의심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시간 동안
찢고 다시 붙이기를 반복했어.
그런 시간을 너에게 투정 부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야.
그냥 그렇게 나를 괴롭히던 나를
그래서 트라우마처럼 깊게 새겨진 너를
이젠 그만 보내주려 해.
이미 내 삶에 짙은 흔적으로 남은 너지만
그것만 남겨두고 보내주려 해
나를 괴롭히던 나를,
그리고 깊게 새겨진 그 시절의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