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비자런 왔다가 온 김에 앙코르와트 보고 코롱 섬에 가보기
캄보디아 한달살기 씨엠립에서 코롱까지 여행하기
어쩌다 태국에서 3개월을 지내느라 무비자 만료기간이 다가와서 작정하고 국경을 건넜습니다.
캄보디아는 이런 식으로 두 번째입니다. 베트남 비자가 2주 일 때 E VISA 가 귀찮아서 30불 주고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가서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번엔 프놈펜이 아니라 씨엠립에서 보냅니다.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이곳은 기대보다 좋아서 조금 더 지내보기로 합니다.
태국 방콕에서 남쪽의 섬에 가기엔 시간이 애매하고 그래도 북쪽 치앙마이에 한참 있었으니 바다는
보고 국경을 건너고 싶어서 치앙마이에서 밤새 기차 타고 달려서 방콕 그리고 방콕에서 버스 타면
씨엠립에 12시간 여 자고 일어나면 도착합니다만. 1000밧 정도( * 43,000원 정도 )
하지만 굳이 방콕에서 듣도 보도 못한 라용이라는 도시에 가서 거의 일주일 지내다가 바다에 두어 번
갔을까요? 관광객이 없어서 조용하지만 심심한 동네였고 그래서 저에겐 쉬기에 딱이었어요.
그리고 다시 찬타부리 그리고 킴보디아 국경에 가는 버스가 있기에 바로 탑승하고 90일에서 며칠
남았지만 그냥 국경을 건넜습니다.
무비자로 갈 수 있는 곳들도 있었지만 비행기 타지 않고 국경을 넘고 싶어서 선택한 방법인데
좋았습니다. 씨엠립으로 바로 와도 좋았겠지만 저에겐 딱인 여정을 만든 거죠.
우리나라 여권은 꽤 파워풀해서 세계 다양한 국가를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고 예를 들면 서양 친구들은 태국에서 2개월 머물고 1개월 연장할 수 있는데 ( 그거도 비자런 하거나 페이 해야 하는 상황 )
우리는 3개월을 지낼 수 있고, 유럽, 일본도 가능해서 최대한 지낼 수 있는 동안 거의 2~3개월
가까이 체류한 적이 있습니다. 마지막에 유럽 갔을 때는 2022년 역시 90일이 다가오는지도 모른 채
있다가 부랴 부랴 리턴 항공권을 다시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의 여행을 영화로 만드는 작업에도 돌입했습니다.
처음엔 씨엠립 앙코르와트만 보고 얼른 다른 나라로 가야지 했습니다. 지난번에 얼른 다시 베트남으로 간 것처럼.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비자로 30불도 이미 냈고 지낼 수 있는데 까지 지내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원래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점프할 계획이었는데 말이죠.
앙코르와트도 예상보다 아름다웠고 지내면서 갈 수 있는 동안 최대한 가고 있습니다.
처음엔 친구와 함께 지내다가 이태리 친구가 정착하고 있는 코롱에 가기로 하고부터는 저도 따로 나와서 생활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다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되고 언제나처럼 flow를 따라서 발길
닿는 대로 가기로 합니다. 이뻐 보이는 근처 숙소가 있으면 가서 커피도 마시고 수영도 하고 또 아예 예약해서 하루 머물기도 하고. 그러다가 그냥 이대로 더 지내다가 가야 하나? 하고 생각이 드는 거죠.
그러면서 씨엠립 코롱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이왕 왔으니 보고 갈까?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제가 도착한 2월 말부터 3월 초의 이곳은 정말 무더위가 한창입니다. 한낮 기온은 36도를 웃돌고
체감온도는 더 뜨겁습니다. 그리고 몸의 증세가 나빠지면서 귀국해야 하나? 항공권을 알아보다가
만들고 있는 작품을 좀 더 촬영하고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거죠.
코롱은 이탈리아에서 신세 진 친구의 이웃친구인데 그때 처음 보고 나중에 부산에도 와서 만났고
워낙에 한국을 좋아하는 데다가 저를 좋아해 줘서 계속 오라고 하여 가기로 합니다.
사실 저는 섬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발리 제외 ㅎㅎ
섬은 일단 교통이 불편합니다. 대중교통으로 가는 저로서는 교통비 시간 모두가 다 쉽지 않고
일단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버스에 그랩 그리고 페리까지 거기다가 가서도 보통의 비용들이
다 육지보다는 비싸니까 선뜻 가겠다고 생각이 안 드는데 계속 오라는 그녀에게 못 간다 하기가
그래서 가겠다. 하고서 보니 씨엠립도 꽤 맘에 들고 다른 여정들도 생겨나서 일주일 정도만
머물려고 하다가 결국 한 달 채워볼까? 하고 생각한 거죠.
그런 결정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 사랑에 빠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혼자 여행해도 항상
좋은 에너지가 따라오곤 합니다.
그래서 그 흐름을 따라서 씨엠립에서 멀지 않은 근교에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혹은 다양한 방식으로 volunteering도 하고 일 년에 한 번뿐인 타케오 리버 축제에 간다거나 여러
옵션을 고려 중에 있습니다.
비자만료 전 비자런 여행으로만 치부하려다가 의외의 재미와 인연을
마주하면서 여행의 variation에 그저 감사하며 다음 여정을 준비하는 공간과 시간으로서의 3월의
캄보디아 여행은 아직 3분의 1 정도 진행되었고 더 버라이어티 하고 즐거운 일정이 펼쳐질 거라
생각됩니다. 거기엔 저의 영화 만들기도 물론 함께 하게 됩니다.
가편집본처럼 아이폰이 만들어준 클립만 봐도 느낌이 좋습니다. 부디 저의 기록뿐 아니라 제대로
마무리되어 작품으로 극장에서 상영되고 제가 좋아하는 영화제에도 출품하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