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발생하고 일주일, a군은 등교를 하지 않았다. 부모님도 컨트롤할 수 없는 아이었다. a군의 엄마는 처음에는 내게 사과하다가 나중에는 자신이 이렇게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 자존심 상한다고 말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교감과 만나 교감에게 엄청나게 사과를 한 모양이었다. a군이 밀치고 욕한 사람은 난데 사과는 다른 사람이 받았다. 어이가 없었다.
교보위의 존재를 알게 된 나는 교장, 교감을 찾아가 열어달라고 또다시 말했다. 그러자 교감 교장은 교보위를 열지 않고 교사가 감싸주는 게 보기가 좋다며 만담을 나누듯이 말하고 내 말을 종결시켜버렸다. 지금 내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나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인데 그때 내가 너무 뭘 몰랐다. 옆에서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 상대 부모가 너를 되려 고소할 수도 있다는 사람만 있었다. 자신이 없었다.
a군은 다시 등교를 했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을 했다.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화장실로 둘, 셋씩 모여 나가 스마트폰을 했다. 참을 수가 없었는데 어떻게 아이들을 제지해야 하는지를 몰랐다. 옆반 선생님은 스마트폰을 담임이 임의로 걷으면 인권위에 제소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a군은 점심시간이면 밥을 안먹는다고 버티고 학교를 빠져나갔다. 근처 편의점이나 분식집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a군이 점심시간에 밥을 먹지 않아 걱정이 된다는 나의 말의 a군의 엄마는 아이가 덩치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다른 아이들 앞에서 밥 먹기 부끄러워 점심도 먹지 않는 심정을 선생님은 생각해보셨냐고 물었다. 만약 a군이 그렇게 학교를 이탈해 교통사고라도 당한다면 이는 모두 담임교사인 나의 책임이었다. 내가 도대체 그 아이를 어떻게 말렸어야 했을까. 덩치도 나보다 훨씬 크고, 힘도 나보다 세고, 화가 나면 욕도 하고 나를 밀치기도 하는 아이를. 나는 교보위도 하나 열 수가 없는데, 나는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면 일자리도 잃는데. 내가 도대체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관리자에게 지속적으로 보고라도 하자 싶었다. a군이 문제행동을 벌일 때마다 교감에게 데려갔다. 3번째 데려갔을 때, 선도위가 열렸다. 담임교사에 대한 불손한 언행으로 그 아이는 내 반에서 나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