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함께 살 집과 혼수가 필요하다. 일단 결혼부터 하고 함께 마련해 가면 되지 않나 싶지만, 요즘은 다 준비해 놓고 결혼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배하다. 결혼 얘기가 오고 가는 와중에 돈 문제로 헤어지는 커플들을 주변에서 더러 봤다. 인터넷에 떠도는 사연은 말할 것도 없다.
다행히도 나와 내 남편의 경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트러블이 없었다. 둘 다 결혼 전에 자취를 하고 있었고, 두 사람의 전세 보증금을 빼서 전셋집을 구해서 함께 살기 시작했다. 물론 대출도 얹었다. 자취하면서 쓰던 가전을 그대로 쓰기로 했고, 몇 가지 더 필요한 게 있다 싶으면 쿠팡에서 저렴하게 구입했다. 가구의 경우 이케아의 조립식 가구들을 이용했다. 한 번에 다 구입하지 않았고 살면서 조금씩 채워나갔다.
사실 우리는 결혼식을 하기 전부터 미리 살림을 합쳤고 혼인신고도 그전에 했다. 다들 결혼 준비가 바쁘고 정신없다고 하는 이유가 결국 집과 혼수 때문인 것 같은데, 우리는 아무래도 순서가 이렇다 보니 결혼 날짜를 잡고 그 이후로 크게 복잡한 일 없이 결혼식 준비를 순조롭게 잘해나간 것 같다.
나는 '집 값도 안 오르는 지방에 살면서 집을 꼭 사야하는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남편은 '그래도 내 집 한 채는 있어야 한다, 투자 관점에서라도'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어쨌든 지금 집을 사는 건 시기상조라는 생각은 동일했고, 앞으로 5년 후 적절한 시기에 집을 사자고 서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