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끝나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다가, 마음먹고 조금만 부지런 떨면 얼마든지 셀프 웨딩을 하고 비용 절감을 할 수도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내심 들었다. 하지만 과연 생각처럼 일이 순탄히 진행됐으려나.
일단 결혼식 장소는 있어야 할 테니 예식장 대관료와 진행 도우미 비용과 식대로 나가는 비용은 어느 정도 쓰긴 해야겠다. 스튜디오 사진 촬영은 필수가 아니지만 그래도 살면서 종종 꺼내볼 가시적인 추억거리가 있다는 게 마음에 들고, 이번 결혼에서 가장 남는 게 많은 게 이 사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본식 때 촬영을 하고 앨범을 제작해 주기 때문에, 스튜디오에 지불하는 비용을 피해 가는 것은 불가피했다. 이 부분은 충분히 괜찮은 소비였던 것 같다. 직접 하기에는 촬영장비도 없고, 여러 가지로 일이 커진다.
그 외에 나머지 비용, 웨딩 패키지 업체에 지불한 금액에 대해서는 절감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특히 나는 웨딩드레스 값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다. 인터넷으로 적당한 드레스를 구입해서 입었어도 저 금액보다 훨씬 더 적게 나왔을 것 같다.
헤어나 메이크업 같은 경우도 숨고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랜서를 고용해서 집으로 불러도 됐고, 어차피 부케 던지기를 생략했는데 굳이 부케를 구입할 필요도 없었다. 신부가 꼭 식 내내 손에 꽃을 들고 있어야 하나. 없어도 그만일 것 같은데. 그리고 혼주들이 끼는 장갑 정도야 쿠팡으로 주문하면 됐다.
종이 청첩장, 모바일 청첩장, 식전 영상 제작 등에 관해서도 웨딩플래너가 알려주고 챙겨줘서 하나씩 진행할 수 있었는데, 대충 알고 보니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준비해도 충분했다. 어차피 인터넷 사이트가 있어서 개인적으로 신청하면 됐다. 업체가 다양하고 금액도 그리 비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