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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실남실 Mar 17. 2024

마도로스, 1981

하이!

젊은 친구가,

이런 거 할라믄 많이 든다는 거 알고 있네

아주

감솨하네


회사만 다니는 거는 나는 이해가 안 돼

이런 것도 하고

으흠


나중에 빛이 올 거네, 빛이

감솨하네


이런 거 하는 거 고맙게 생각하고

내 나이가 예순일곱이네

이 동네 토백이야

감솨하네


열씨미 하고

금딱지 하나 있어 내가,

지금 차고 있는 거 이거 (A급 짝퉁이다) 보믄 알겠지만서두

여봐 나중에 오리지널로, 오케이?

눈 대 눈으로 봐

(상대 눈을 향해 손가락을 권총 모양으로 구부리고 방아쇠를 당긴다)


그러니깐

이 동네 토백이야 내가 한 잔 했지만

담번엔 눈을 마주 보자고 우리

젊은 사장 성이?

어 X사장!

나는 장씨네,

그러니 써비스로 하나


반가워서 그러니깐

시커먼 썬글라스로

하나 골라줘 하나

사장이 권해줘야지 어허

가지 말고 어허

거울, 거울 봐야지, 그래

영화배우맨키로 오오

무슨 마도로스 같네

(어둠이 깔린 골목 계단 쪽을 살핀다)


이 동네 토백이야 내가

항상,

감솨하네


-1981년

마도로스의 선글라스는 너무 일찍 마도로스를 당겨서 마도로스의 선글라스가 된 것을 후회했고 마도로스이기를 이제야 그쳤다

파도는 부서지며 소금의 화학식을 외친다 산산이 부서진다

선글라스 시즌이 끝나고

퇴장도 입장도 불분명하다 신발 까지 보일 만큼 커튼이 내려온다  

카메라는 계속 돌고 있고 걸음걸이를 집요하게 따라간다

철제 계단에 선글라스가 오버랩되면서 뚜벅 뚜벅 발자국 소리 계속 커진다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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