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송(送)
창문에 비친 그림자가
달려왔다가 달려갔다.
채 마중도 하기 전에
달아난 손님인가.
후두둑! 우수수!
미처 안부 인사도
전하지 못한 가을바람에
미련을 가득 담아
마른 목에 기침이 기어올라왔다.
한 계절을 갈무리하고
비설거지도 채 끝내지 못했는데
흰 눈 걱정에 마당비를 다듬어
한 귀퉁이에 불침번을 세웠다.
마른 잎이라도 매단 나뭇가지에
오다가다 수다쟁이 까치가
쉬었다 가고
들불이 식은 서리 위에
서릿발이 겹을 쌓았다.
끝나지 않은 순환에
잠시 숨을 고르다가
감기가 들어와 앉았다.
대문 사진 by 봄비가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