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는 에세이처럼 10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반지

by 봄비가을바람

서연은 잠에서 깨어나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얼굴을 가린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반지도 함께 울고 있었다.



"오빠, 예쁘다. 무슨 반지야?"

내심 기대하며 모른 척 승우에게 물었다.

"엄마가 결혼하실 때 아버지께 받은 건데 서연이한테 주고 싶으시대."

"안 돼. 오빠, 이 귀한 걸. 아버님이 주신 거잖아."

"우리 집에서 제일 귀한 걸 너한테 주고 싶으신가 봐. 세팅만 다시 하면 될 것 같아."

"그래도 오빠. 이건.."



서연은 손가락에서 왠지 슬프게 반짝이는 반지를 보며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가져서 행복도 오다가 가버린 것 같았다.

반지를 살며시 빼서 반지 상자에 넣고 망설이다가 서랍을 밀어 넣었다.

꿈 때문이야.

꿈 때문에 자꾸 허튼 생각이 드는 거야.

애써 머리를 흔들어 꿈속 이야기를 털어 냈다.



서연은 출근해서도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컴퓨터 화면만 멍하니 보고 있다가 부장님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아마도 아까부터 딴 세상에 있는 사람처럼 움직임도 없이 한 곳만 보고 있는 서연이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한서연! 퇴근 후 잠깐 보자.



부장의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한서연! 윤승우도 한서연도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야. 한서연을 보면 여전히 윤승우가 생각나고. 요즘 한서연은 윤승우도 좋아하지 않을 모습이야. 왜 그래? 다시 정신 놓기로 했어."

"죄송합니다."

"혼내는 게 아니야. 3년이 지나며 나아지고 있었는데 오늘 모습은 다시 3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잘하고 있었잖아."

"잘 모르겠어요."

"한서연!"

"알아요. 그 사람,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아직도 모든 일이 그 사람으로부터 시작돼요."

"무슨 말이야?"

"걱정 끼쳐 드려 죄송해요. 이제 괜찮을 거예요."

부장은 왠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또 나쁜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꾸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한서연, 어디 갔어?"

"저, 한서연 씨 휴가 신청했는데요."

"뭐라고?"

부장은 자신의 불길한 생각이 적중하는 것 같아 더욱 불안해졌다.



그 시각, 한서연은 공항 내 탑승구 통로로 들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핸드백 어깨끈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가락에는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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