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주의보

모르고 여태껏 살았구나

by 호두열매
@father7576 열매 그림일기

끝과 시작.

기러기.

극에 달하다.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요즘 읽고 있는 시집이다.

간결하고 짧은 문장 속에 깃들어 있는

조금은 낯선 언어의 세계가 눈부시다.


이런 걸 나는 모르고 여태껏 살았구나 싶다.


시인의 이야기는 깊은 아름다움이 있다.

다른 해석과 관점

그리고 관찰을 통해 시는 깊어진다.

한 편의 시를 읽으며 “이게 뭐지?”싶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 감탄사가 나온다.


어린 시절의 나는 책을 잘 보지 않았다.

동네 만화책방에 가서 반나절을 넘게 있거나 지금은 고인이 되신 신해철오빠의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며 가사를 받아 적 긴 했지만,

엄마가 사준 세계문학전집은 한 권도 제대로 읽은 기억이 없다.


이런 내가 요즘은 루테인을 먹어가며

인공눈물을 뿌려가며 책을 읽는다.

거기에 요즘 듣기 시작한 오디오북으로 그동안 시도만 했다가 읽지 못한

고전들도 하나 둘 완독하고 반복 듣기도 하고 있다.


뒤늦게 펼쳐진 나의 책 세상에는

설렘임. 열정. 낯섦. 고요함. 뭉클함. 외로움, 거북함, 공허함.

여러 단어가 있다.

지난주 우리 동네 애정하는 김수영 문학관에서 열리는 시 수업을 들었다.

올해 상주작가 이신 육호수 시인

시를 낭독하는데

구절구절 사정없이 통과하며 흔드는 목소리

거기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시론까지


현대시가 어려운 이유는

시 그 자체의 언어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또 시인은 모르는 것에 다가가는 사람이고

안전한 자리가 아닌 낯선 자리에 있는 사람.

'그래야만 해'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란다.

모락모락 가슴팍에서 연기가 나다 한 순간 확 가슴팍이 타올랐다.


숙제도 있다.

많이 쓰기 금지!!

딱 두 문장 써오기

오랜만의 고민되는 숙제다.


조금 늦게 만났지만

그래서 더한 설렘을 주는 책이

챙겨놓은 간식처럼 즐겁다.




목표는 있으나
길은 없다
우리가 길이라고 부르는 것은
망설임이다

ㅡ프란츠 카프카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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