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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도개 Sep 27. 2023

너무 애쓰지 마세요

흘러가는 대로 사는 법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당신은 존재 자체 만으로도 소중한 것이니까요. 당신이 생각하는 그 요상한 걱정들을 잠재우려 노력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수화물에 넣어둔 팝콘이 엔진에 달궈져 터질까 봐 안절부절못하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굳이 대범한 척할 필요 없어요. 당신이 달달거리느라 기내식 용기가 달그락 거리는걸 주변 사람들이 다 눈치챘으니까요. 혹시나 팝콘이 펑 터져 수화물칸에 가득 찬다면 다들 한 입만 달라고  당신을 조를 것이니 너무 걱정 마십시오.

당신이 예약한 비지니스 호텔이 하필이면 리셉션 옆이라 걱정되지만 친구들 때문에 아닌 척할 필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고 신분이 확인된 사람들로, 당신이 저녁을 사 먹으러 간사이에 몰래 방을 따고 들어가 당신의 가방을 훔쳐갈 일은 없습니다. 사실 가방에 별거 들은 것도 없잖아요. 하지만 혹시나 오늘 직원이 팬티 입는  깜빡하고 와서 몰래 당신 방에 들어가 당신의 신상 팬티를 훔쳐 입는다면 다들 당신의 걱정을 인정할 겁니다.

당신이 깎은 손톱을 쥐가 먹고 당신으로 변신할까 봐 걱정하며 두 겹 세 겹 둘둘둘 싸는 걸 비웃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그들은 잘 모를 겁니다. 쥐들은 대부분 그들의 생활에 만족하지만 간혹 인간을 꿈꾸는 쥐들도 있다는 것을요. 그런 애들이 손톱을 먹고 우리 사회에 스며든 게 얼마나 많은지도요. 그런데 당신이 하는 짓은 이미 소용이 없어요. 쥐들은 두 겹 세 겹 따위, 심지어 열 겹을 싸도 다 뜯어먹을 수 있습니다. 그저 쥐들이 당신을 그닥 맘에 들어하지 않길 바라세요. 어차피 별 볼 일 없잖아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린 너무 남을 신경 쓰며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남들이 당신을 미친 사람이라 생각하게 두세요. 언젠가는 당신이 인정받을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제가 장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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