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도개 Sep 03. 2023

공감능력

지나친 공감의 정의


뭐, 대부분 그렇다. 못생긴 게 착하기라도 해야지. 요샌 이쁜 애들이 착하기까지 하더라. 이 두 가지 말 중에 하나를 듣지 않기 위해서 나는 항상 생글생글 웃으며 그와 그녀들의 개소리를 들어줘야 한다.


나는 그들의 죽어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잘 익은 토마토를 떠올리곤 한다. 토마토는 반들반들한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 빨갛고 맨들맨들한 토마토가 된다. 그 맨들맨들한 토마토들은 수확될 날을 고대하며 '나는야 케찹 될 거야', '나는야 주스 될 거야' 하면서 하하 호호 떠들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고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면 발발 떨면서 울고불고 난리가 나는 것이다. 그러고는 옆에 있는 다 썩어빠진 벌레 먹은 토마토에게 하소연하는 것이다. 난 너무 무서워, 나는 틀렸어. 그럼 썩은 토마토는 썩은 미소로 맨들맨들한 토마토를 달래주는 것이다. 다시 해가 나고 맨들맨들 토마토는 다시 콧노래를 부르며 자기 갈길 가는 것이다. 벌레 먹은 토마토 따윈 영영 잊어먹고 주스건 케찹이건 돼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거다.


이게 그들이 말하는 공감능력이지.

이전 05화 더러운 얼룩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