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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 (1일): 고대의 역사를 마주하다

by 이현우 Feb 16. 2025


포로 로마노

포로 로마노는 고대 로마인들의 광장이다. 조국의 재단을 지나 캄피돌리아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데 그동안 화면에서만 보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티투스 개선문을 지나 포로 로마노에 입장했다. 온전히 남은 건축물은 없고 터만 남아 있다. 그나마 확인할 수 있는 건 막센티누스 바실리카 정도. 나머지 벽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 있고, 신전은 기둥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보기에는 좀 초라하다. 한때 제국의 영광을 누리던 로마였을텐데 지금은 터만 남아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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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바로 옆에 콜로세움이 있다. 역시나 사람이 가장 많다. 예약을 했는데도 한참을 기다리다 들어갔다. 대기 줄에서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이 보인다. 겉에서 보면 둥글게만 생긴 건축물인데 내부는 공간을 나눠서 좀 복잡하다. 확실히 축구, 야구 같은 경기장 느낌이 나서 원조 경기장이라고 볼 수 있겠다. 높지도 않고, 움직이는 것도 없어서 생각보다 볼거리는 없다. 당시에는 계급에 따라 좌석 배치가 달려졌다고 한다. 지금도 돈을 더 내야지 1층까지 내려갈 수 있어서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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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비 분수

트레비 분수에 왔다. 근처에서 파는 젤라또가 양도 많고 맛있다. 사람들이 이렇게 분수를 좋아하는 줄 몰랐다. 분수 근처에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다. 유구한 전통에 따라 나도 동전 하나를 뒤로 던져봤다. 한 개를 던지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물 속에 둥근 얼룩이 보이는데 다 동전이다. 동전은 다 거두어서 자선 사업에 사용된다고 한다. 나가기 전에 멀리서 동전을 힘껏 던졌는데 들어갔다. 두 개를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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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

모든 신을 위한 신전, 판테온에 갔다. 여러 신들의 신전으로 지어졌다가 성당으로 활용되었다. 라파엘로와 같은 유명인들이 묻혀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높고 가장 먼저 웅장한 돔이 보인다. 가운데 구멍이 뚫려서 둥근 빛기둥이 들어오는 모습이 신비롭다. 2천년이 지난 건축물 치고 굉장히 잘 보존되어 있다. 파리와 독일에서 비슷한 걸 봤는데 역시 원본은 다르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들를 들었다. 성모 마리아에게 헌정된 성당이라는 점, 피렌체 돔에 영향을 끼친 원조 돔 건축이라는 점, 라파엘로의 이야기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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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음식 물가가 정말 싼 것 같다. 판테온 근처 골목골목에 레스토랑이 즐비해 있다. 다른 유럽과 달리 가게마다 가격을 간판에 내걸고 있다. 겨우 10유로에 피자 한 판과 음료를 먹었다. 사실 아침에도 간단히 피자와 파스타를 먹었는데 20유로도 안 되었다. 그동안 음식 한번 먹으러면 30유로가 기본이었는데. 심지어 맛있고 양도 많다. 정말 이탈리아는 음식 먹기 좋은 도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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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차 소감

● 이제는 체크인과 체크아웃이 익숙해졌다. 루틴이 생겼다. 예약하고, 여권을 보여주고, 시티탁스를 내고, 짐을 정리한다. 낯선 게 익숙해질 때, 미지에서 오는 설렘과 두려움은 일상이 된다. 

● 로마 도로에는 오토바이가 많다. 자전거도 많고 스위스나 독일처럼 지상 철도도 다닌다. 도로 느낌은 한국과 비슷하다. 도로폭이나 신호등이 비슷하다. 다만 유적지에는 걷기 힘들 정도로 울퉁불퉁한 돌이 많다. 아마 유적 보존을 위해 예전 땅을 그대로 둔 것 같다. 

● 여행을 오니 현실에서 고민하던 교육문제가 부질 없는 것 같다. 단톡방에서 수능 대 학종 논쟁하는 걸 봤는데 뭔가 작게 느껴진다. 

● 이탈리아 날씨는 매우 덥다. 다른 유럽 국가는 선선했는데 아래로 내려와서 그런지 걷기만 해도 땀이 난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습하지 않아서 그늘에서 쉬면 좀 나아진다. 

● 광장에서 분수를 놓은 이유는 뭘까. 분수는 마치 흐르는 강물을 보는 것 같다. 움직이는 강물을 멍하니 볼 때가 있다. 우리가 풍경을 보며 힐링을 하는 이유, 자연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시각적 안정감 때문인 것 같다. 시야 속에 일정하고 유동적인 액체를 볼 때 눈이 안정감을 느낀다. 안정적인 시야가 멍때림의 조건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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