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들어줄 귀가 없을 뿐. 이제는 고백할게요. 윗집 아저씨! 정말 시끄러운거 아세요? 아저씨는 모르시겠지만 저희 집, 특히 제 방에선 온갖 소리가 다 들린다고요. 음악, 라디오, TV.. 뭘 듣고 뭘 보는지 조금만 귀를 기울이면 다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외에도 쿠쿠쿵쿵, 드르르륵, 우당탕탕, 쪼로로로록, 부우웅, 웅성웅성, 와글와글.. 벽이 얇아서 그럴 수 있나? 싶어서 건물 관리인께도 여쭤봤는데요. 다른 집에선 층간소음으로 문제 된 적이 없대요. 그리고서 그분은 '그 집주인은 학교 선생님이라서 시끄럽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제게 눈치를 줬어요. 제가 예민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분명 아저씨가 유난히 요란스러운게 맞으니까. 얼마 전에는 새벽 2-3시에도 시끄러워서 잠에서 깼던 적이 있어요. 도통 금방 조용해지지 않아서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겨우 잠에 들었어요. 그리고 여섯 시쯤 눈을 떴는데 세상이 그렇게 고요할 수가 없어서 눈 뜨자마자 혼자 감격스러워했어요. 그 기분을 아저씨는 아세요? 아저씨의 겨울방학도 곧 끝이 나겠지요. 그래서 얼른 아저씨께서 복귀하실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물론 세상 어딜 가든 이 정도의 소음은 있겠죠. 시골에 가도 개 짖는 소리가 날 거고요. 앞으로도 아파트에 산다면 층간소음도 피할 수 없겠지요. '그럴거면 외딴섬 가서 살아야겠네'라고 생각하신다면 저도 그러고 싶어요. 다만 외딴섬에서 혼자가 되는 생각보단 난 도시에 태어나서, 평생을 이곳에 살았는데도 왜 아직 도시에 적응하지 못할까? 하는 기분이 먼저예요. 갑자기 고독해지다가도 누구에게 토로해도 내 문제가 아니라면 공감하지 못할 이 스트레스를 또 삭이고, 소심하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하고 글이나 끄적이고 있어요. 아저씨가 이 글을 보실 일은 없으시겠지만, 혹시 읽으셔도 본인인 줄은 전혀 모르실 거니까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할게요. 아저씨 노래 취향 진짜 구려요!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