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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생이나 인생이나 거기서 거기지
09화
질투하는 고양이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아이의 우당탕탕 이야기
by
북 테라피스트 깽이
Aug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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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온이랑 함께 산지 벌써 4년 차이다.
6월 생인 온이가 2개월 후인 8월에 우리 집에 왔고, 이번달 말이 딱 4년이 되는 해인 것이다.
2개월 차가 된 온이가 우리 집에 왔을 때는 흑미만 했다. 아주 작디작은 나의 첫 고양이 온이는 몸은 땅콩만 했지만 귀가 잘 접혀 있어서 너무나 귀여웠다.
이 아이들은 같이 산지 벌써 3개월 차가 되나 보다.
4월 생인 흑미는 5월쯤 와서 3개월이 되었으니 이 아이들이 함께 한지 이제 2개월이 넘은 것이다.
처음에는 이 아이들의 합사가 두려웠다.
행여나 온이가 스트레스라도 받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작디작은 흑미는 거실과 연결된 작은 방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온이는 흑미에게 관심을 보였고, 흑미 역시 잠깐잠깐씩 나왔을 때 온이와 뒹굴 뒹굴 놀면서 즐거워하기에 이 둘의 합사는 원활하게 보였다.
그러나..
워낙 저돌적이고 활발한 에너자이저인 흑미에 비해 늘 얌전하고 누워있는 것을 좋아하는 온이는 흑미와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쉬고 싶은 온이는 머리를 향해 달려오는 흑미를 차마 피하지 못하고, 흑미의 날카로운 이빨을 그대로 받아준다. 다행히 온이도 마냥 온순하지만은 않아서 흑미가 달려왔을 때 흑미를 기선제압을 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온이와 흑미가 대결을 하게 되었을 때는 온이를 응원한다.
"온아! 한방 먹여버려! 다시는 못 덤비게 말이야!!"
온이가 자기 숨숨집으로 삼고 있는 곳을 흑미는 어떻게 알고 득달같이 쫓아간다. 낮잠을 자다가도 온이의 움직임에 얼른 일어나서 찾는다. 에효...
온이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물고 빨고 했던 나의 첫 고양이이고, 온이의 성격이 얌전하고 새침하고, 잘 표현하지 않는 아이라서 마음이 많이 간다.
온이만 있을 때에는 모든 고양이가 이런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흑미와 만나고는 생각이 전혀 바뀌었다. 고양이들은 저마다 성격이 다르다. 기호도 다르고 노는 방법도 다르다.
온이랑 둘이 있을 때는 넓은 식탁 위에서 반찬을 가득 올려놓고 먹어도,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해도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음식을 코에 갖다 대도 냄새만 맡고 있을 뿐 절대로 입을 대지 않는다.
하지만 흑미는...
흑미는 틈만 나면 음식을 빼앗으려 들고, 어떻게 하면 한 개라도 입에 넣어볼까 눈치를 본다.
틈만 나면 싱크대에 올라오고, 밥을 먹을 때에도 식탁으로 그릇으로 돌진하는 흑미를 자꾸 내려보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아직 내 마음속에는 온이가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온이와 흑미가 싸우고 있으면 온이를 응원하고, 흑미가 너무나 심하게 온이를 괴롭히면 흑미가 얄미워서 온이를 피신시키곤 하게 된다.
결코 흑미가 미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열정적이고 저돌적인 흑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온이에게 좀 미안했다.
내가 괜히 나의 욕심에 흑미를 데려오는 섣부른 선택을 한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 것인지 때때로 흑미가 온이를 더 많이 괴롭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질투를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조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흑미 앞에서 너무 온이만 감싼 것은 아닌지 미안해졌다.
그래서 요즘은 흑미를 많이 안아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이가 또 질투하면 안 되니까 온이의 눈을 살짝 피해서 안아준다.
온이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타입이라서 때때로 어디 있는지 모르게 숨어있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온이가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에 흑미를 만져주고 안아준다. 너무나 활발한 우리 흑미가 잘 때에는 온이를 안아주고...
두 고양이가 서로를 물고 뜯고 하는 것이 그저 노는 것에 그치기를.. 질투가 두 아이를 크게 상처 내는 일이 없기를 오늘도 열심히 기도한다.
사랑해 아그들~~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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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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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생이나 인생이나 거기서 거기지
07
외로운 고양이들
08
똥냄새 풍기고 다니지 말라고!
09
질투하는 고양이들
10
고양이들에게서 배우는 인생의 행복
11
이 구역의 일진 냥이를 가리기 위해
묘생이나 인생이나 거기서 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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