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제 Jun 13. 2022

4 day : 나 건강해지고 있는 건가?

쉼을 위해 걷습니다

오전 6시 5분, 첫 번째 알람이 울렸다.

일주일 가량 일찍 일어나면서 조금씩 몸이 적응해나가는 중인지 몸이 가뿐한 아침이었다.

이전엔 알람을 5개 맞춰도 마지막 알람 때쯤에야 어렵게 일어났었기에 놀라운 변화였다.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최대한 침대에 누워있다가 일어나는 버릇을 버리는 게 어려우면서도 가장 쉬웠다.
얼른 운동 다녀와서 씻고 출근 준비를 해야지만 직장에 늦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인데, 그런 생각이 들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곤 했다.

그리고 지난밤 잠들어있던 몸과 정신을 깨우기 위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선 옷을 챙겨 입고 나선다.



오전 6시 10분, 이른 아침의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이 시작되었음을 느끼고 집 앞 산책로로 향한다.

어느덧 봄을 지나 초여름의 날씨가 되었기에 아침의 선선한 바람과 푸른 녹음을 만끽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아침 인사겸 산책로를 찍어 보내주곤 했는데, 그때마다 초록 초록한 풍경과 하늘의 어우러짐이 예쁘단 생각이 들었다.

평소 듣고 싶었던, 혹은 새로 발매한 음악들을 듣기도 하고 어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나무나 꽃을 보기도 하며 걸었다.

그리고 오전 6시 45분, 반환점을 돌아 다시 집 앞 근처로 오기까지의 시간이다.

순간 놀라우면서도 기뻤다.
평소엔 7시 언저리가 다 되어서야 한바퀴를 돌았는데 며칠 만에 10분가량이나 빠르게 도착했다. 내가 빠르게 걷고자 함도 아니었고 크게 힘들인 결과도 아니였다.

첫 날 보다 걷는 것이 어렵지 않았던 걸까? 나에게도 조금의 걷기 편한 자세들과 복장이 익숙해졌고 미미하게나마 체력이 쌓인 게 아닐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직장에서도 나의 변화를 눈치챈 사람이 있었다. 같은 진료실에서 일하는 선생님이 요즘 더 아침에 활기가 넘쳐 보인다는 얘길 했다.
며칠간의 나의 걷기에 대해서 설명해주었고 이내 걷기의 이유에 대해 수긍하며 응원해주었다. 왠지 모르게 어깨가 으쓱하는 순간이었다.


그러고 나서 며칠간의 나의 운동기록을 열어 확인했다. 하루에 10분도 걷는 시간이 없던 내가 적어도 5~6km씩 걸었단 사실을 확인하고서, 아침마다 일어나 몸을 일으켰던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나의 운동기록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문득 깨달은 사실은 내가 습관처럼 체중계 앞에 서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과거에 운동할 땐 몸무게보단 체지방의 변화를 기록해야 한다며 인바디 체중계까지 구매해서 기록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에 얼마나 걸었는가, 그 전날보다는 얼마나 더 가벼운 몸으로 일어났는가에 더 집중하는 나 자신이 괜스레 낯설게 느껴졌다.

 
건강의 척도를 알아보는 기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느리더라도 천천히 그리고 명확하게 건강해지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몸의 큰 변화보다는 정신적인 해방감과 자유로움이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건강은 멀리 있지 않다. 삶의 사소한 변화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어느새 조금씩 가까워져 있다.

나와 당신의 행복도 분명 그렇다.

이전 03화 3 day : 워치의 목표 걸음수는 꺼두셔도 좋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