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오프닝 (230516)
어떤 날에는 세상이
딱히 이유도 없이
내게서 등을 돌린 것 같아요.
서운한 마음에
자꾸만 뾰족한 가시가 돋아나고
주고받는 말은 서슬 퍼런 칼이 되어
상대와 나를 찌르고
왜 내게만 이럴까, 모든 게 야속해져요.
그런데요, 이런 절망의 순간에도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나면
의외로 괜찮아집니다.
내가 이렇게 단순한 인간이었나,
헛웃음이 날 지경이지만
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요.
우리 뇌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배고픔을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힘든 날에는 뭐든 잘 먹고,
속을 든든하게 채워볼까요.
그 후에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거죠.
무엇보다 복잡하지만
또 이렇게 단순한 세상사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다 보면
다 해결되리라 믿어요!
5월에는 날씨가 참 좋다. 비가 와도 싱그럽고, 맑으면 눈이 시리게 웃는, 청초하고 청명하고, 그야말로 매일이 청춘의 날들이다. 사람들은 자주 웃고, 기대한다. 돋아나는 계절처럼 내게도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이런 계절에는 마음에 피어나는 시샘을 조심해야지. 별 것 아닌 일에도 서운하고 또 서운하다. 내게만 세상이 박한 것 같아 눈물도 난다. 한 친구는 내가 조금만 기운 없어하면 "밥 먹자"라고 말했다. 따뜻한 밥이야 말로 가시 같은 마음을 덮어주는 이불이라고 말하면서, 자꾸만 먹으라, 그릇을 들이밀었다. 배가 부르면 마음이 넓어진다나. 정말로 속이 채워지면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자. 고된 세상에 우리가 버틸 방법은 이런 소소한 행복뿐이니까.
<사진 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