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오프닝 (211125)
언제, 밥 한번 먹자.
이 말 참 많이 하고 살죠?
누군가에겐
가볍게 하는 인사말이고
또 누군가에겐
이 자리를 피할 핑계고,
또 누군가에겐
친해지고 싶은 용기입니다.
밥 한 끼 먹는 거 별건가요.
조금 어색한 사이라도
수저도 챙겨주고
맛있는 반찬을 밀어주며
먹으라 권하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잖아요.
주변에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용기를 한 번 내보세요.
인사치레로 한 말에
뜻밖의 친구가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르고요.
언제 밥 한 끼 해요~ 내가 참 많이 하는 말이다. 아니 많이 했던 말이다. 어색한 사이에 얼른 이 대화를 마무리 짓고 싶을 때 자주 했던 말. 그날도 평소처럼 "언제 밥이나 먹자."하고 대화를 마무리 지으려는데, 그 사람이 말했다. "언제? 언제가 괜찮아?" 나는 당황해서 아? 어... 하고 있는데, "이번주에는 금요일 어때? 아니면 다음 주에는?" 하며 되묻는 게 아닌가.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약속을 잡아버렸다. 약속날이 다가오자 심장이 얼마나 쿵쾅대는지.. 잘 모르는 사람과 어떻게 밥을 먹나 싶어서 그 말을 꺼낸 나를 얼마나 회초리질 했는지 모른다. 드디어 약속날이 됐고 어색한 사람과의 식사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나의 친한 친구가 됐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 용기를 내 준 친구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저 지나갈 인연을 꽉 붙잡은 사람이니까. 그 후로 나는 정말로 밥 먹고 싶은 사람이 아니면 이 말을 잘하지 않는다. 그리고 누가 내게 밥 먹자고 말하면, 그때 그 친구가 했듯이 물어본다. "언제가 좋으세요? 저는 이번주에는... 다음 주에는..."하고 말이다. 그리고 나는, 친구가 꽤나 생겼다. 처음이 어렵지 한번 해보면 별 것 아니까 강추!
<사진 출처 :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