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빛의 여정 39화 / 4장 아보의 이단 추적대
장편소설 빛의 여정 39화 / 4장 아보의 이단 추적대
베일런의 문을 두들기는 추적대원과 뒤에 서 있는 3명의 동료, 그리고 각각 좌우로 거리를 둔 채 다른 집의 벽 사이로 숨어있는 메스머와 5명, 총 10명의 추적대는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런데 집의 문을 거의 부술듯이 주먹으로 쾅쾅치기까지 하는 데도 베일런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안 계십니까? 베일런 치유사님!?"
대답이 없었다. 그러자 문을 두들기던 대원이 메스머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어찌해야하냐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머저리, 긴장 유지하랬지!라고 속으로 고함을 외치는 메스머는 팔을 앞으로 휘저으며 진입하라고 알렸다. 다른 편에 있던 대원 3명이 문 앞에 서 있던 무리에 합류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뒤로 물러나다가 발로 문을 걷어 찼다. 생각보다 쉽게 열리는 문과 함께 충격에 못 이겨 경첩이 부숴지고 문이 뒤로 넘어졌다. 더 이상의 인내심을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7명의 대원이 쏜살같이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집 안에도 베일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작디 작은 집에 거실이 전부나 마찬가지였기에 대원 7명이 들어가자 공간이 좁아졌고 어깨를 맞댄 대원들은 천장에서 살짝 빛나는 매듭 끈 같은 것을 목격했다. 기둥에도 동일하게 하단부에 묶여져 있어, 그들은 그것이 장식인 줄 알았던 모양이다. 좀 더 안쪽으로 진입하니 바로 구석에 안방의 문이 있음을 보았고 대원들은 미친듯이 달려들었다. 잡고 열 손잡이가 이미 부수어져 있어서 이미 수작을 부렸다는 것을 안 한 대원이 밖에 있는 메스머에게 외쳤다.
"메스머! 들어 와봐야 할 거 같아 놈이 안방에 있는 것 같은 데?!"
동료들이 들어가도 소식이 없자 초조해하던 메스머가 옳거니 하고 나머지 대원들과 함께 베일런의 집으로 들어갔다.
손잡이가 없는 문을 아까처럼 걷어차려니 한번에 되지 않았다. 다시 한번 걷어차는 순간! 이게 발 차는 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의 굉장한 굉음이 대원들의 귀에 들려왔다. 소리에 어벙벙한 대원들이 정체가 무엇인지 알려는 그 때, 방 안에서 베일런으로 추측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으로는 나오는 것보다 밖으로 나오는 게 더 빠를 거에요~"
목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소리는 안방의 벽이 무너져내리는 소리였다. 베일런이 밖으로 나가버렸다. 이를 알아 챈 대원들이 문을 걷어차려다 다시 현관으로 향하며 밖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달려갔다.
"빨리 빨리! 놈이 밖에 있다 어서!"
문 없는 바깥에 도달하기 직 전에 얼마 안될 무렵이었을까. 보통 사람의 키의 절반만한 마름모꼴의 덩치가 안에서 달려오는 그들을 올려다 보며 바깥 벽 오른편에서 쑥 튀어나와 입구에 섰다.
"철거에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 한마디 던지고는 들고 있던 손 망치를 벽에 대고 갑자기 빠르게 3번 두들겼다.
그 모습에 구멍으로 몰려가던 쥐들마냥 입구로 향하던 대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내 우지끈!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실시간 산사태가 진달라의 눈 앞에서 이루어졌다. 빛나는 매듭끈이 빛을 발하더니 불꽃을 일으키며 터진 것이다. 그리고 아래의 순서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이 쏟아져 내렸다. 맨 처음은 기둥이요, 다음은 대들보요, 그다음은 지붕이라. 10명의 추적대원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도시 한복판에서 산사태를 겪을 줄 누가 알았을까?
매장된 이들의 비명소리도 같이 묻힌 채 무너진 잔해 위로 먼지가 높이 치솟았다. 진달라는 이미 온 몸이 숯에다 먼지까지 찌들어 있었으면서도 미간을 찌뿌리며 먼지를 휘저었다. 인적없는 주택가에 사람들 몇 명이 나와서 아침부터 뭔 일인가 구경하고 있었다.
"청소 완료! 철거를 했으면 청소도 저절로 한 거지 뭐! 하핫!"
만족하는 진달라를 이번에는 베일런이 잡아끌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베일런은 오묘한 표정으로 살아서 좋은 건지, 집이 없어져서 슬퍼해야 할 지 어찌하 나 모르던 표정이었다. 그러다 후자를 택한 그는 빠른 걸음로 말을 타러 가며 진달라에게 말했다.
"아주 속이 시원하겠어? 친구 술 값을 이런 식으로 받아내?!"
이윽고 몰려온 경비대가 요란법석을 떨고 주변 경계를 강화하며 사람들이 잔해로 가까이 오는 것을 막으며 노력했을 때는 이미 말을 탄 베일런과 그의 배낭마냥 앙증맞게 뒤에 올라탄 진달라는 장소를 떠난 지 오래였다.
발굽이 부딪힐 때마다 짧은 다리가 반쯤 공중에 떴다가 내려앉았다. 진달라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베일런의 뒤의 검은 생물인 자신을 신기하게 바라볼 때 마다 해맑게 웃어보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진달라가 미소를 지어도 온몸에서 이까지 까매진 바람에 표정을 알 수 없었다. 베일런은 진정이 되었는지 입을 뗐다.
"아니 어떻게 안 거야?"
"뭐가?"
"내가 공격받을 줄을 말이야"
잠시 기침을 내지르던 진달라가 너무나 당연한 말을 묻는냐는 어투로 답했다.
"너는 세라 밥도 안 챙겨주냐?"
베일런은 잠시 그 말이 무슨 뜻인가 싶었다가 진달라가 제때에 나타나게 된 이유가 세라의 날갯짓임을 알게 되었다.
"세라? 아니 어젯 밤에 내가 자기 전에 보니까 잠만 잘 자던데? 아침에도 그네에 있었는데"
"낸들 아나? 나는 밤 중에 술 한 잔 딱! 걸치려 하던 찰나에 말 잘하는 아주 영리하고~ 지능이 훌륭하신~ 너의 앵무새가 소식을 알리러 왔다는 것만 알 뿐이지 뭐야"
베일런은 마음을 쓸어내렸다. 마법에 걸려 헤까닥해보이는 앵무새가 먼 길까지 날아가 그의 목숨을 살렸다는 사실에 감사해야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식재료 바구니는 들고 오지 않았지만 대신 반쯤 탄 마름모 덩치 아저씨를 데리고 온 베일런은 로이딘 일행이 있는 창고에 도착했다.
베일런이 세라를 보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듯 했다. 세라는 부끄러운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그 타이밍에 산책을 나간다며, 잽싸게 열린 창문으로 빠져나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40화에서 계속...
"때가 차매 그 빛이 다시 솟아나리라"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