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빛의 여정 41화

장편소설 빛의 여정 41화 / 5장 전투 수도원

by 포텐조

장편소설 빛의 여정 41화 / 5장 전투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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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풍경을 두 눈으로 보았던 게 과연 언제 였던가! 로이딘 일행은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넋을 잃고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베일런과 등 뒤에 매달린 드워프 진달라는 항상 보는 풍경에 감흥이 없던 건지 그들을 뒤로 한채 이미 왼쪽 길로 올라가고 있었다. 이곳은 헤르논 북부의 바위 산자락에 위치한 전투 수도원. 평소엔 동굴이 앞을 가린 채 숨겨져 있으며, 바위 사이들을 마침내 뚫고 지나가면 태고적 자연을 간직한 숨겨진 장소를 만날 수 있었다.


진달라가 분위기를 깨며 재촉했다.

"어차피 맨날 보게 될 테니까 얼른들 오시게!"

그제서야 정신을 되찾은 로이딘 일행은 진달라를 잡으러 위쪽으로 성큼성큼 말을 끌고 이동했다. 다소 풍경에 묻히긴 했지만 그럼에도 이 오래된 수도원은 소박하지만 동시에 웅장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입구에서 바라보니 왼쪽, 오른쪽 양 쪽으로 건물들이 나누어져 있었고 중앙에 건물 하나 그리고 연습장으로 보이는 공터들이 보였다. 수도원의 대문이 그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진작에 열려 있었다. 위를 바라보니 수도원 입구에 속한 건물의 벽 위로 이미 베이지색 로브를 입고 있는 수도사가 베일런과 로이딘 일행을 내려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 자 들어가시게"

베일런이 말을 타고 성의 성문만한 큰 대문을 통과했다. 뒤 따라가는 로이딘 일행은 작은 광장을 마주했다. 그리고 그 광장 중앙에는 쉽게 보기 힘든 돌로 조각된 분수대가 물을 뿜어내며 사람들의 목을 축이고 있었다. 말을 따로 묶는 마굿간이 따로 있어 그들은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 수도사에게 말들을 전해주었고 두 발로 중앙에 있는 건물로 직행했다. 수도사인지 일반 피데라의 교도들인지 모를 사람들이 광장에서 명상을 한다거나 항아리를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 마주하는 이곳의 이미지란 수도원보다는 자급자족하는 부족 공동체 같은 느낌을 받았다.


좌측의 건물은 대부분 남자들이 입구에서 오고가고 있었고 맞은 편 우측의 건물은 여성들이 있어 남녀가 분리된 기숙사로 보였다. 건물들은 돌을 하나하나 깎아서 쌓아올린 벽돌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전체적인 색감은 주황색 혹은 베이지색의 벽돌 건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이 걸어가고 있는 중앙 건물은 다른 건물들보다 사이즈가 크고 웅장했는데 마치 보물함같은 모양으로 가로는 길지만 세로로는 2,3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이였다.

피데라의 신자들은 어떻게 이런 곳까지 와서 건물을 세울 수 있었을 까?


그들은 중앙 건물 입구에 좌우로 서 있던 무장한 수도사들에게 짧게 인사하고 들어가게 되었다. 정문이 열리고 안쪽으로 들어가자 헤르논에서 보았던 피데라의 신전 축소판을 보는 듯 했다. 이곳에서도 바위를 깎아 만든 피데라의 조각상이 반원형의 좌석들을 앞에 두고 웅장하게 서 있었다. 몇몇 신자들은 그곳에 앉아서 조용히 기도를 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로이딘이 멈추어야 할 곳은 그곳이 아니었다. 그들은 바깥쪽 복도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복도에는 여러 개의 문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유난히도 돋보이는 큰 문이 있었고 그곳에도 무장한 자들이 좌우로 서 있었다. 가까이 가니 문을 열어주었고 베일런과 진달라가 먼저 들어가 로이딘 일행이 들어오게끔 길을 터주었다.


서재로 보이는 방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가운데 책상에서 양피지로 무언가를 적고 있는 한 노인을 보게 되었다. 그들이 모두 들어오자 노인은 깃펜을 조용히 내려두며 들어온 사람들을 두눈으로 훑었다.

베일런이 조용히 말했다.

"인사 드리게. 이 분은 수도원장 "얀자"님 일세"

로이딘 일행은 어떻게 인사해야 할지 몰라 살짝 고개를 숙였다.

"아..안녕하세요?"

얀자는 몸을 일으켰다.

"아 자네가, 로이딘인가?"

얀자가 책상을 옆으로 돌며 로이딘 가까이로 앞에까지 왔다. 그는 다부진 몸매에 어깨가 넓었고 나이 답지 않은 탄력있는 피부를 가지고 있는 백발의 노인이였다.

"아 피데라의 선지자여! 나의 절을 받으소서"

갑자기 얀자가 무릎을 꿇더니 절을 해버렸다. 베일런과 진달라는 물론 로이딘 일행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 당황했다. 그러다가 베일런이 붙잡고 일어세우려 하자, 그때서야 얀자는 몸을 일으켰다.


"때가 찼고 이제 어둠을 관통하는 빛이 새어 나오니 기쁘구나"

얀자의 말에 로이딘은 무슨 말인가 어안이 벙벙했다. 얀자는 베일런과 말을 주고받다가 혹시 조각을 보여줄 수 있느냐고 로이딘에게 요청하니 로이딘은 고분고분 품안에서 자기가 발견한 조각과 네이즈에게 뺏은 조각 모두를 보여주었다. 손바닥에 나란히 있는 기다란 조각을 보물 바라보듯이 구경했지만 얀자는 만지지는 않았고 눈빛은 초롱초롱해졌다.


"아 이들을 준비시키는 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겠구나. 고생했네 베일런"

얀자가 베일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나는 앞서 소개 해 준대로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수도원장 얀자라고 하네. 자네들은 지금 아무것도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태로 이곳에 오게 된 것일테지. 이제 역사를 새로 쓸지 모르는 인물이 오게 되었으니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무슨 말인가 싶었던 로이딘은 물었다.

"그게 무슨 말씀 아니.. 제가 선지자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고 말고! 자네는 사라진 선지자에 이어 두번째 선지자로 부름을 받은 게 분명해!"

무언가 이곳에 오니 일이 더 커진 것만 같았고 얀자는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인 것 같았다. 물어볼 게 산더미 같았지만 로이딘은 일단 부정했다.

"아뇨 저는 그냥 꿈속에서 그리고 글씨로만 신의 개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저는 애초에 신을 믿지도 않았고 피데라가 누군지 정확히..."

얀자가 말을 끊으며 대답했다.

"우연이 운명이 된다네 친구여"



42화에서 계속...

"때가 차매 그 빛이 다시 솟아나리라"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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