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빛의 여정 74화 / 7장 흐려지는 하늘
장편소설 빛의 여정 74화 / 7장 흐려지는 하늘
이어서 로이딘을 향해 화살이 나머지 망루에서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는 캠프 안 상자더미들에 몸을 숨기다가 잠시 이동을 할때는 방패를 들었는데 금새 방패에 여러 발이 꽂혔다. 혼자 찾아온 불청객에 큰 위협을 느끼지 못했던 병사들은 망루 안에 있던 궁수가 목에 화살을 맞고 밖으로 쓰러지며 캠프 안 마당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나서 모두가 긴장을 하며 로이딘을 향해 무기를 들고 싸우려했다. 저 밖에서는 소란스러운 소리와 말 달리는 소리가 계속 울려퍼지고 있었다. 로이딘이 달려가기에는 세 곳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렇다고 계속 몸을 숨기자니 병사들이 점차 간격을 좁혀오고 있었다. 이대로 가만히만 있으면 밖에 흩어져있던 병사들까지 합류하면 꼼짝없이 로이딘은 포위를 당하게 되었다.
그는 일단 차라리 밖으로 후퇴하자는 생각으로 몸을 돌려 안 마당을 빠져나갔다.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서 루네와 시테온이 눈치껏 로이딘을 구하러 오고 있는 것을 본 그는 마음 속으로 안도하며 망루쪽으로 이동했다. 병사들이 소리치며 로이딘을 쫓으러 왔고 다른 망루가 그를 보기 힘든 사각지대에서 적을 맞이 할 준비를 했다. 세 명의 병사가 코너를 돌아 로이딘을 발견하고 맞서 싸웠다. 방패에 3개의 창날이 동시에 날아들어왔고 로이딘은 균형을 잃고 주춤했다. 다시 방패 밑으로 찔러 들어오는 창날을 피하면서 도끼로 위의 창들을 걷어 치워내기 바빴다. 창날 3개를 마주해야 했던 그를 병사들이 조금만 더 건드렸더라면 주문을 시전하는 그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전에 이미 등에 화살을 맞고 고꾸라진 병사 한 명이 있었고 쓰러진 동료를 보고 뒤를 돌아보던 찰나 이미 시테온의 철퇴를 맞고 다른 병사 한 명도 같이 쓰러졌다. 나머지 한 명은 순식간에 두 명이 나 뒹굴자 어쩔줄 모르다 로이딘의 도끼에 맞고 죽음을 맞이했다.
이미 확보한 망루 한 곳에 루네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날다람쥐처럼 금새 사다리를 잡더니 저 멀리 위에 도착한 그녀는 좌우, 북쪽으로 설치된 망루에 있는 궁수들을 보았다. 사정거리 안에 가장 가까운 좌측의 망루에 활을 쏘았다. 궁사가 루네가 쏜 화살을 맞고 활에 화살을 매기려다 쓰러졌다. 또 다른 망루에 그녀의 화살이 날아든 것을 본 우측 망루의 궁사가 몸을 숨겼다. 루네가 재빨리 화살을 활에 매기고 시위를 당겼지만 조준할 수 없었다. 그래서 북측으로 화살을 날려보냈지만 그곳의 궁사도 몸을 피하며 숨어버렸다. 이어 우측 궁사가 살짝 몸을 일으켜 자기가 매었던 화살을 순식간에 날려보내자 루네가 깜짝 놀라 피했는데 화살은 그녀가 숨은 기둥에 박혔다. 루네가 시야가 트인 채 두 명의 궁사들과 맞서 싸우는 동안 로이딘과 시테온은 다시 안 마당으로 재진입했다. 전열을 갖춘 병사들이 달려 왔고 4명의 병사만이 감옥을 지키고 서 있었다. 달려오는 적들은 손에 집히는 대로 몽둥이에 도끼, 창으로 두명의 전투 수도사를 공격했다. 몽둥이를 든 병사가 로이딘의 방패에 자신의 몽둥이가 튕겨지는 바람에 손에 충격이 가서 움찔하다 이어 밑으로 흘려 들어오는 도끼 날에 순식간에 베여 쓰러졌다. 양손으로 도끼를 든 다른 병사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어 시테온의 방패를 때렸다. 시테온이 주저앉으며 충격을 느꼈고 한쪽으로만 무릎을 꿇다 일어서며 철퇴를 휘둘렀다. 도끼를 든 병사가 뒤로 휙 빠졌고 그 틈을 창을 든 병사가 찔러 들어왔다.
로이딘이 뒤로 빠졌던 도끼 든 병사에게 달려들었고 창을 든 병사는 시테온과 맞서 싸웠다. 다시 큰 도끼를 휘두르는 동작을 취한 병사는 몸을 피한 로이딘에게 방패로 얻어 맞고 균형을 잃으며 도끼에 찍혀 쓰러졌다. 창을 든 병사는 창날 안쪽으로 방패를 들이밀고 들어온 시테온이 철퇴를 휘둘러 그의 팔을 때리는 바람에 소리를 지르며 창을 놓쳤다. 그 후 다시 휘둘린 철퇴에 맞고 쓰러졌다. 이제 캠프 안 마당에는 4명의 병사만이 로이딘과 시테온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꺼운 나무로 만들어진 간이 감옥에서 사람들이 미어터지면서 밖을 보려고 애쓰고 있었다. 로이딘과 시테온이 병사들을 쓰러뜨릴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고 감옥 근처에 서있던 병사가 자신의 창으로 세차게 때리며 그들의 소리를 잠재우려 했다.
안 마당에 쓰러진 병사들에게서 피가 흘려 번지고 있던 것을 본 병사 4명은 두려운 마음이 컸지만 그중에 고참으로 보이는 병사가 소리치며 달려가자 나머지 3명의 병사들도 그리했다. 로이딘과 시테온이 다시 방패를 앞으로 겨눈 채 자신의 무기를 꽉 잡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가장 먼저 달려오던 고참 병사 한 명이 픽 하고 쓰러지면서 나머지 3명도 연달아 쓰러졌다. 결국 모두가 한번의 유효타없이 죽어버렸다. 이미 루네가 그들의 가슴 팍에 모조리 화살 한 발씩을 꽂아 버렸기 때문이다. 시테온이 뒤를 돌아보며 망루쪽을 살피니 뭔가 자만하는 제스처를 보일 줄 알았던 루네가 이미 사다리를 잡고 내려오고 있었다. 북쪽과 우측 망루의 궁사들도 화살을 맞고 누워 있었다. 가장 불쌍한 북쪽의 궁사는 이마에 맞은 채 즉사 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손을 창살 사이로 내밀며 외치고 있었다!
"와아! 피데라시스 수도사다, 우릴 구하러 온거야!"
그 안에 갇힌 피데라시스들과 민간인들이 섞여 있었고 어떻게든 얼굴을 내밀던 피데라시스는 손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반가움을 표했다. 감옥은 총 2개가 배치되어 있었는데 어디론가 이송을 하려던 모양인지 아니면 죽이고 매장하려던 모양인지 근처에 수레들이 놓여있었다.
시테온이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보던 루네가 얼굴이 붉어지며 로이딘 옆으로 슥하며 오더니 어깨를 부여잡았다.
"아...쪽팔려. 지가 영웅인줄 아나봐"
로이딘은 루네가 어깨를 잡고 뒤로 빠지자 자기도 살짝 민망한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시테온은 뻔뻔했다. 루네의 말을 들은 시테온이 조용히 반박한 채 감옥으로 달려갔다.
"당연하지. 우린 영웅이야!"
그는 요란하게 손을 흔들며 창살로 다가가 일일이 손을 잡고 흔들어주고 있었다.
75화에서 계속...
"때가 차매 그 빛이 다시 솟아나리라"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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